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법 시행 하루 앞두고 200개 구입
개인 투자자 등 비트코인 매입 운동 벌여..."밈의 암호화"

지난 4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상점을 이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하루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물론 해외 개인 투자자들까지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6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트코이니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엘살바도르 정부가 처음으로 비트코인 200개를 샀다"면서 "우리 브로커(중개인)들은 데드라인까지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브 대통령이 언급한 데드라인은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서 공식화폐로 인정되는 7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엘살바도르 국회는 지난 6월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이른바 `비트코인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오는 7일부터 기존 공용 통화인 미국 달러와 함께 법정화폐로 인정받게 된다.

나이브 대통령은 "내일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모든 시선이 엘살바도르로 향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비트코이니스트는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을 고려하면, 엘살바도르는 약 1000만달러(약 115억7200만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회사가 수십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영향력은 적지만, 법정화폐로 사용하기 위해 국가가 나섰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엘살바도르의 움직임이 다른 국가들의 비트코인 채택에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단테 모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는 로이터과의 인터뷰에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통용이 잘 진행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며 "송금 비용이 상당히 줄어든다면 다른 나라들도 (비트코인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공식화폐 채택에 맞춰 매입 운동을 벌이는 개인 투자자. [트위터 캡처]

또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데뷔를 앞두고 비트코인 매수 운동을 벌이면서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위터와 레딧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기념해 30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30달러는 부켈레 대통령이 엘살바도르 정부가 개발한 디지털지갑 애플리케이션(앱) `치보`을 다운로드한 모든 사람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액이다.

올해 초 개인 투자자들은 이와 같이 SNS를 통해 게임스톱 등의 주식을 매수하자는 운동을 벌인 바 있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밈 주식`으로 부르며, 월가에서도 새로운 문법이라고 평가했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포춘 또한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게임스톱의 밈 주식과 유사하다"면서 밈 주식의 암호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 3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1.61% 오른 5만2535만달러(약 607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03% 오른 6086만원에 거래 중이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10% 오른 6079만5000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