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조원태·구광모 등 50대기업 젊은 총수 등장...태광실업 박주환 회장은 유일한 30대
'부회장' 타이틀 단 젊은 오너가 임원 26명...한솔케미칼 등 3사는 여성부회장 이름 올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 디트로이트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헌액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정 회장은 1970년생으로 한국나이 기준 올해 52세다. [사진=현대차]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2~4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회장의 수가 10명을 넘어섰다.

부회장급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젊은 오너가 임원도 30명을 육박하면서 재계 임원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젊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국내 주요 200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에 출생한 이사·상무보급 이상 직위를 가진 오너가 임원으로, 올해 반기보고서 등에 기재된 현황을 반영했다.

조사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20명으로 집계됐다.

공식적으로 '회장'에 오른 오너 경영자는 총 14명이고, 이중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올해 50대기업(자산규모 기준)의 젊은 총수는 5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한국 나이로 올해 52세(1970년 출생)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오르며 현대차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50세)과 김남호 DB그룹 회장(47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6세), 구광모 LG그룹 대표(44세)도 젊은 그룹 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광모 대표는 이중 유일하게 4세 경영을 이끌고 있다. 정지선 회장과 조원태 회장은 3세, 김남호 회장은 2세 경영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바꾼 윤호중 hy 회장과 허준 삼아제약 회장,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이 1971년에 태어난 올해 51세 동갑내기 회장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콘·레미콘 제조기업인 SG의 1세대 창업자인 박창호 회장은 1972년생으로 올해 50세를 맞았다. 

이외 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48세), 승현창 핸즈코퍼레이션 회장(45세), 지현욱 이지홀딩스 대표(44세), 최성원 동양고속 회장(43세) 등은 40대 회장 그룹 군에 속했다.

박주환 태광실업그룹(휴켐스) 회장은 1983년 출생으로, 조사 대상 회장단 중 유일한 30대로 확인됐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대표, 김남호 DB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각 사]

부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젊은 오너가 임원은 총 26명이었다.

이중 50대 그룹 중에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52세), 조현상 효성 부회장(51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49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48세) 등이 있었다.

여성 부회장도 주목된다. 정혜승 인지컨트롤스 부회장(50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45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43세) 등이 젊은 여성 부회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 중에는 현지호 화승알앤에이(51세) 부회장과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49세) 부회장이 같은 부회장 명함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1980년 이후 출생한 젊은 부회장은 총 4명이었다.

이중 서준혁 대명소노 부회장과 최성욱 동양고속 부회장은 올해 42세 동갑내기이고, 허승범 삼일제약 부회장(41세)과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40세)도 1980년대생에 속했다.

이외 강호찬 넥센 부회장(51세), 조경호 대창 부회장(50세), 윤상현 한국콜마·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48세),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48세) 등은 젊은 경영진으로 활약하며 차기 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내 재계에 경영 승계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가 임원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3~4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혈통주의 등 전통적인 승계 방식의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 조금 더 선진화된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며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