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0 라이트닝 사전예약 폭증...배터리 곳간 채우기 '발등의 불'

지난 5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포드]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의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보다 배터리 수급이 더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출시를 앞둔 전기 픽업트럭의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폭증했기 때문. 포드는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짐 팔리 포드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를 우선순위에 두며 반도체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면서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배터리"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아직 반도체 수급 대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현재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기업들은 외부 업체와 협력해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생산하겠다며 바삐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포드도 미 반도체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와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포드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에 반도체 부품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짐 팔리 CEO는 배터리 수급을 더 중요한 문제로 본 이유로 'F-150 라이트닝'의 인기를 꼽았다.

예상보다 수요가 뜨겁자 배터리 곳간을 빠르게 채우는 데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이다.

그는 자동차 제조 현장이 "전기차, 특히 F-150 라이트닝으로 완전히 초과 구독(oversubscribed)된 상태"라고 표현했다.

지난 9월 미 켄터키주 의사당 앞에서 열린 포드-SK이노베이션의 합작공장 투자 행사. [사진=포드]

F-150 라이트닝은 내년 봄 출시 예정인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포드의 미시간 공장에서 직접 시승을 해 이목을 끌었다.

이 픽업트럭은 최근 20만 건이 넘는 사전 예약을 받으며 인기를 증명했다. 짐 팔리 CEO는 예약 건수가 초과됐다며, 사전 예약을 중단시킨 상태라고 설명했다.

CNBC는 "세계 자동차 산업은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라며 "때문에 팔리의 이번 발언은 반도체 대란과 씨름하고 있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드는 지난 9월 SK이노베이션과 합작해 설립한 '블로오벌SK'를 통해 미 테네시·켄터키주 등에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양사는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총 114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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