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간 데이터 전송 규정 변화에 으름장

[로이터=연합뉴스]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또다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또다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메타는 전 거래일보다 5.14% 하락한 224.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3일 메타의 주가가 26% 이상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4거래일 만에 무려 30% 이상 주저앉은 셈이다.

이날 메타의 주가는 장 마감 이후에도 소폭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지난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후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메타는 이날 5% 이상 하락하며 최저가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이날 주가 하락의 이유는 메타가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 CNBC 등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3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대서양간 데이터 전송 체제가 채택되지 않고 더이상 표준계약조항(SCC)에 의존할 수 없거나 유럽에서 미국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다른 대체 수단에 의존해야 한다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우리의 주요 제품 및 서비스를 유럽에서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리의 사업, 재정 상태 및 운영 결과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가 이러한 내용을 밝힌 것은 유럽 규제 당국이 현재 유럽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규율하는 새로운 법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타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맺은 '프라이버시 쉴드'(개인정보 이전 협약)를 통해 대서양을 가로질러 데이터를 이동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7월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유럽과 미국간 데이터 이동 기준이 유럽인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판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CJ의 판결로 미국 기업이 더이상 유럽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미국으로 보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J의 판결 이후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는 페이스북에 유럽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예비 명령을 내렸다.

당시 페이스북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었던 닉 크레그는 자사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가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SCC를 통한 데이터 전송이 막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CNBC는 "SCC를 근거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없을 경우 페이스북은 유럽내 이용자 정보를 대부분 격리해야 한다"며 "만약 페이스북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연간 매출의 최대 4%에 달하는 28억달러(약 3조3500억원)을 벌금으로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규제당국과 데이터 전송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되자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타그램 서비스 종료 조치라는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악셀 보스 유럽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메타가 EU를 협박해 데이터 보호 규제를 포기하도록 할 수 없다"며 "(메타가) EU에서 철수하는 것이 손해"라고 맞받아쳤다.

다만, 메타측은 CNBC에 유럽에서 서비스를 철수할 의사도 계획도 없다며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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