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차·KB금융도 배당금 대폭 확대...증시 불확실성 속 주주 달래기

재계에 주주가치 제고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상장사 66.6%가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을 전년보다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기업들이 2021년 회계연도 배당금을 전년보다 크게 확대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 발 긴축 등의 여파로 최근 국내 증시가 어지러워지자 적극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지난달 28일까지 배당 계획(중간배당 포함)을 발표한 기업 853곳 가운데 전년보다 배당금을 늘린 기업은 총 568곳이다.

66.6%에 달하는 비중으로, 기업 3곳 중 2곳이 배당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지난 2020년 회계연도보다 20.4%포인트(p) 높아진 수준이다. 당시 배당을 늘린 기업은 1226곳 중 567곳으로, 비중은 46.2%였다.

이번 조사에서 배당금을 줄인 기업의 수는 134곳(15.7%) 곳으로, 전년(35.8%·439곳)보다 20.1%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기아의 배당금은 전년보다 8019억원(200.0%) 늘어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6653억원·107.3%), 현대자동차(5151억원·65.6%), KB금융(4559억원·66.1%), 우리금융지주(3944억원·151.7%)가 뒤를 이으며 상위권에 포함됐다.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배경에는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주주 달래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현재 국내 증시 시장은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연초부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위기까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471개(올해 신규 상장 제외) 가운데 올해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 수는 40.3%(995개)에 달한다.

아직 배당 결정을 내리지 않은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최종 배당금 규모는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집계된 조사 대상 853곳의 2021년 회계연도 배당금은 총 38조3232억원이다. 전년보다 배당금(43조3310억원)보다 11.6% 줄었지만, 2020년 당시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지급한 특별배당금(10조7188억원)을 제외하면 17.5%(5조7110억원) 늘어난 수치다. [CEO스코어 자료 갈무리/연합뉴스]

한편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등 5곳에서 총 3434억원을 받았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 관장(1760억원)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57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268억원) 등 삼성 오너가가 그 뒤를 따랐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166억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1094억원), 최태원 SK 회장(1041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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