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센터 구축해 차량 진단·정비...중고차 정보 종합한 통합포털 운영
상품 검색부터 계약까지 가능한 가상 전시장 마련...기존업계와 협력 확대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 함께 성장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사업의 핵심은 정밀한 성능 검사와 수리를 통해 품질을 인증하는 인증중고차 공급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기존 매매업계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상생 협력안을 준수하는 것도 주안점으로 꼽혔다.

7일 현대차는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 함께 성장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의 양적 및 질적 성장에 기여하겠다"라며 향후 사업 비전과 방향을 최초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국내 최고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을 선별해 신차 수준으로 상품화·판매 ▲소비자 위한 중고차 정보포털 운영 ▲혁신적 고객경험 위한 가상전시장 운영 ▲판매차종과 시장점유율 제한 등 상생협력안 준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는 우선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조사로부터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 정밀한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후 품질을 인증해 판매하는 '인증중고차(CPO)'를 시장에 공급한다.

이를 위해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한 뒤,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또한 정밀한 성능 및 상태 검사를 기반으로 차량 가치를 평가해 판매 가격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제시할 예정이다.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위한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도 구축한다. 이곳은 차량 진단과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스마트 장비를 갖추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중고차를 매각하려는 고객에게는 합리적이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적정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내차 시세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파악해 데이터 베이스하고, 빅데이터기술을 활용해 차량 이력과 성능·상태 등의 상세 정보를 반영해 신뢰도 높은 가격을 제시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중고차를 매각하려는 고객에게는 합리적이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적정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내차 시세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파악해 데이터 베이스하고, 빅데이터기술을 활용해 차량 이력과 성능·상태 등의 상세 정보를 반영해 신뢰도 높은 가격을 제시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중고차가 '레몬시장'(정보의 비대칭으로 저품질 서비스가 거래되는 현상)이라는 딱지도 떼어낸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을 참고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종합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연구소)'를 구축한다.

이 포털은 자사 고객뿐 아니라 타사 고객과 기존 중고차업계 등 모든 참여자들에게 공개돼, 정보의 독점을 해소하고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중고차 성능 및 상태 통합정보와 적정 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의 서비스와, 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격지수와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판매 순위 등도 제공된다.

현대차는 하나의 매물에 대해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교차 체크해, 정보의 왜곡과 허위 여부 등을 판별하는 서비스로 불법 행위 근절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판매 채널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의 온라인·가상 전시장을 중심으로 운영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구매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가상 전시장에서 상품 검색·비교부터 견적,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구입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구현한다.

마치 전시장에서 차량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오감 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컨시어지도 운영한다. 고객은 가상 전시장에서 '온라인 도슨트 투어'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차량을 추천받을 수 있다.

또한 360도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차량 하부와 내·외부 상태 확인을 비롯해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촉감정보 확인, 차량 냄새 평가와 엔진소리 등의 후각·청각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상품을 직접 보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오프라인 채널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도 마련된다.

이곳은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고객들은 자유롭게 차량을 구경할 수 있고, 가상 전시장에서 계약한 중고차를 간편한 QR코드 인증을 통해 픽업할 수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 상생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했다. 회사 측은 "동반성장을 위해 기존 상생협의 과정에서 마련한 상생안을 준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생협력과 중고차 시장 발전 방안에는 ▲5년·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 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 산업 종사차 교육 지원 등이 포함됐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7.5%~12.9%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자체 시장 점유율 제한과 사업계획 등을 고려한 수치다.

현대차는 중고차 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기존 업계에 공개하고, 완성차 업체로서 보유한 기술 정보와 노하우도 전수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중고차 시장 진출이 산업 수요 증가와 연관 산업 활성화 등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사 중고차 시장 진출이 소비자와 중고차 시장 발전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사업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라며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 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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