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및 긴축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오른 1265.1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 3개월래 최저치인 1192.00원(2월23일) 보다 무려 70원이상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1272.5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20년 3월 19일(1285.7원·종가 기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미 연준이 5월을 포함해 연내에 금리를 225∼2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1.4%)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경기 판단과 이를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가 장 초반 소폭 하락세로 시작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장 초반 소폭 하락세로 시작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도 연일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3000선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출발했던 던 코스피는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각종 악재에 연일 부진을 면치 못히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60포인트(-0.28%) 떨어진 2687.4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장중 3316.08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불과 1년도 안돼 628.63포인트 내려 앉았다.

코스닥도 이날 2.93포인트(-0.32%) 내린 901.82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8월 1062.03보다 160포인트 이상 하락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약세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약세와 글로벌 전쟁 리스크 등에 따른 것이다.

다만 과거 미국 등 해외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들어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2.77%, 4.17% 폭락한 것에 비하면 이날 국내 증시의 움직임은 미미하게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 환율 '선방' 증시도 전망도 '대체로 맑음'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원/달러 환율 및 증시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해외 각국의 통화 가치 변동 추세로 볼때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방어를 잘 한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봉쇄 등 대외변수에 따른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현상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한국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견해는 따로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이제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이달에 긴축 강화 등 악재 선반영과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요인들로 상승 반전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이 기대된다"며 "2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과 전 세계 경기회복과 맞물려 코스피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달러 약세, 원화 강세 반전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 코스피가 전 세계 증시 대비 추가 상승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달 초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미국 연준의 빅스텝(과 양적완화(QT) 시행, 자이언트 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연초 이후 전 세계 증시는 가격과 기간 조정을 통해 불확실성 변수, 악재들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달 국내 증시는 악재 무게감을 덜어내는 국면으로 중기 추세 반전 국면에서 마지막 진통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하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순 이후 물가의 정점 통과를 확인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생기면 달러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2600선부터 변동성을 활용해 반도체, 자동차 등 분할 매수를, 2500선에서 2차전지, 인터넷 변동성을 활용한 적극적인 비중 확대 전략을 각각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는 3일과 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상과 함께 월 950억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준이 추후 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등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계속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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