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 모두 점포수 1000개 미만으로 줄어
‘디지털 금융’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점포 감소 현상 계속될 듯
장애인·고령층 등 금융 취약 계층의 접근성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도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요새 누가 은행 점포에 가나요. 스마트폰으로 다 해결할 수 있잖아요. 은행은 어쩌다가 현금 찾을 때만 가지 굳이 방문할 필요가 없어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은행 서비스가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계좌이체 등 각종 서비스를 모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점을 방문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은행들은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점포를 방문하지 않으면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고령층을 배려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지점은 수년째 감소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가다나 순)은 2021년 말 기준 지점수가 1000곳 미만으로 떨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시중은행 점포수 증감 현황’을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2012년 1188곳에서 2021년 914곳으로, 신한은행은 950곳에서 784곳으로 각각 지점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은행은 993곳에서 768곳으로, 하나은행은 1006곳에서 613곳으로 지점이 감소했다.

은행별 점포 수 현황. [표=김민수 기자]
은행별 점포 수 현황. [표=김민수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없애는 이유는 바로 ‘비용 절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A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려면 고객 이용률이 떨어지는 점포는 폐쇄할 수 밖에 없다”며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의 경우 점포 폐쇄 현상이 더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은행별 노동조합은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 문제를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무턱대고 점포 폐쇄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점 수는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경기도 용인에 공동점포를 개설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기도 양주, 경상북도 영주에 비슷한 형태의 공동점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공동점포 개설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포점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건물 임대료와 내부 공간 이용방식 등 세부적인 내용은 양측 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면서도 고객 서비스를 지속하려는 노력은 또 있다. 신한은행은 ‘거점은행’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거점은행이란 지역별 은행 지점을 통합해 대규모 지점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이 상주해 고객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폐쇄점포를 활용한 신개념 점포 ‘하나 톡톡 라운지’를 개점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하나 톡톡 라운지는 STM(Smart Teller Machine)과 ATM(Automated Teller Machine)으로 구성된 셀프뱅킹 코너와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했다.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서 인근 영업점 직원이 주1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직접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5일장 개념의 ‘팝업 브랜치’도 운영한다는 게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폐쇄된 점포의 공간도 활용하고, 지역 주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면서 함께 어울려 휴식과 친목도모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폐쇄점포를 활용한 신개념 점포 '하나 톡톡 라운지' 개점. [사진=하나은행]
폐쇄점포를 활용한 신개념 점포 '하나 톡톡 라운지' 개점. [사진=하나은행]

이처럼 은행권이 점포를 줄이면서도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급격한 점포 폐쇄는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영주 국회의원은 “4대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과 이자수익을 기록했지만 이런 배경에는 은행원과 점포수 감축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점포수 감축은 장애인,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인력과 점포수 감축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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