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최고점 획득…나머지 지표도 긍정적 평가
IBK기업, 신한, 대구, 하나, 우리, 농협은행 순으로 상위권 배치
광주, 한국수출입, 한국씨티, 전북은행 총점 낮아…수협은행 최하위 기록

<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불면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산업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굴뚝 산업’이 아닌 금융권이 ESG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각종 비재무적인 요소가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은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에 뉴스퀘스트는 ESG연구소(소장 안치용)와 공동으로 최근 3년 간 자료를 바탕으로 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 주요 기업들의 ESG경영활동을 평가했다.
국민은행 본점 전경 및 이재근 은행장.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 본점 전경 및 이재근 은행장. [사진=국민은행]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이 국내 17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2022 대한민국 금융산업 ESG 평가’에서 경쟁사인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이상 가나다순)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KB국민은행이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3일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는 국내 금융산업을 이끌고 있는 은행, 보험, 증권업계의 ESG 활동 성과를 다각도로 측정한 ‘2022 대한민국 금융산업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금융산업 ESG 평가는 ▲사회(400점 만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400점 만점) ▲환경(200점 만점) 등 3가지 부문을 기준(총 1000점 만점)으로 진행됐다.

은행업계와 연관된 세부 내용을 보면 KB국민은행은 총점 688.89점으로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분에서 323.1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사회 부분에서는 241.78점, 환경 부문에서는 124점을 얻었다.

KB국민은행이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분에서 최고점이었던 이유는 고용 총인원, 임금 총액, 평균 근속 연수, 법인세 납부실적, 주주배당, 기부금, 사회공헌 총금액, 환원 및 소통조직 지표에서 5점 만점을 얻는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지배구조와 관련해 고정이하 여신비율, 순수익, ESG 보고 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은행 순위 [표=김민수 기자]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은행 순위 [표=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에 오른 IBK기업은행은 사회 부문 255.11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264.62점, 환경 부분 133점으로 총점 652.73점을 기록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환경 부문에서 133점을 획득했다. 이는 최고점을 받은 하나은행(134점)에 불과 1점 낮은 수치로 IBK기업은행이 우수한 환경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IBK기업은행은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조직, 금융의사결정 프로세스에 환경요소 반영,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직원 대상 환경 교육 실시, CSG 환경등급, CDP 가입 등의 지표에서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IBK기업은행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분에서는 264.62점을 얻는데 그쳤다. 해당 부분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KB국민은행과 비교했을 때 무려 60점이나 차이가 나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위를 차지한 신한은행의 총점은 615.56점이었다.

신한은행은 사회 부문(199.11점), 환경 부문(104점)에서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312.45점)를 얻어 3위에 올랐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총점 606.15점)이 ‘시중 대형 은행’들을 제치고, 4위에 오른 점은 이번 평가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다.

대구은행은 사회 부문 287.11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259.04점을 얻으면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환경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하나은행(134점), IBK기업은행(133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0점을 기록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4대 시중은행’으로 분류되는 하나은행(총점 589.79점)과 우리은행(573.84점)은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먼저 하나은행은 환경 부문에서 다른 은행을 제치고 최고점을 받았으나, 사회 부문에서 195.56점을 얻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나은행이 환경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환경 관련 금융상품 활성화 정도를 비롯해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가입, 적도원칙(대형 개발 사업이 환경파괴 또는 인권침해의 문제가 있을 경우 대출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행동협약),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 지지, 녹색지속가능채권 발행(SASB) 등에서 5점 만점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과 비교했을 때 우리은행이 6위 자리에 머무른 원인은 환경 부문에서 현저히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사회 부문 208.89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294.96점을 얻는 등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환경 부문에서 하나은행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70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7위에 오른 NH농협은행(총점 567.58점)은 사회 부문(235.56점)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236.02점)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환경 부문(96점)의 낮은 평가가 발목을 잡았다.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은행 순위 [표=김민수 기자]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은행 순위 [표=김민수 기자]

다음으로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총점 547점과 528.46점으로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이들 지방은행 역시 환경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 외 10위부터 17위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총점 514.78점), 제주은행(510.39점), KDB산업은행(498.36점), 광주은행(480.23점), 한국수출입은행(460.38점), 한국씨티은행(447.93점), 전북은행(418.95점), 수협은행(395.87점) 순으로 조사됐다.

이 중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12위)과 한국수출입은행(14위)은 시중 은행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전 세계적 화두인 ESG 경영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꼴찌를 기록한 수협은행의 경우 총점 395.87점으로 1위 KB국민은행 총점의 절반을 간신히 넘었다. 수협은행은 환경 부문에서 24점으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씨티은행과 공동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한편, 지방은행의 경우 대부분 사회 부문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은 반면에 환경 부문에서의 점수가 50점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 상태다.

다음은 이번 ESG 평가 총점 산출의 근거가 된 세부 항목 점수표다.

◇ 2022 금융산업(은행) ESG 지수 총점 및 순위표

◇ 2022 금융산업(은행) ESG 지수 '사회' 하위부문 평가결과

◇ 2022 금융산업(은행) ESG 지수 '거버넌스&이해당사자' 하위부문 평가결과

◇ 2022 금융산업(은행) ESG 지수 '환경' 하위부문 평가결과

 

‘2022 대한민국 은행 ESG 지수’ 평가 방법은?

☞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가 13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2 대한민국 은행 ESG 지수’는 국내 유일의 금융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ESG 평가로 그 가운데 은행의 ESG 성과 수준을 측정하였다. ESG란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조직의 비재무 성과를 뜻한다. 신용 거래의 중개자로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는 은행의 사회적 기능을 좀 더 확장하여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기관으로 보는 입장을 바탕으로 조사가 시행됐다.

‘2022 대한민국 은행 ESG 지수’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제외한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포함해 국내 17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지난 3년간 각 은행이 환경, 사회, 거버넌스 & 이해관계자, 즉 ESG 부문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비재무성과를 종합해 ESG를 평가하는 ‘대한민국 은행 ESG 지수’의 평가지표는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때 기준으로 삼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를 준거로 삼았다. GRI는 TBL(Triple Bottom Line: 경제, 환경, 사회 성과)을 진술하는 객관적이고 공인된 형식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SR)에 관한 가이드라인(ISO 26000)’ 또한 지표에 반영됐다.

평가 시점은 2021년 12월 31일이며 이날을 기준으로 직전 3년치 자료를 평가했다. 3개년 자료는 최근 연도에 더 높은 비중을 두어 5, 3, 2로 가중평균했다. 자료는 해당 은행의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를 기본으로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 등에서 공시한 것을 사용했다.

‘은행 ESG 지수’ 총점은 1000점이며 부문별로는 사회 부문 400점, 거버넌스 & 이해관계자 부문 400점, 환경 부문 200점으로 이루어졌다. 평가지표 전체는 57개이다.

사회 부문(400점)은 제품책임, 고객만족, 노동, 인권, 컴플라이언스, 사회영향 등 6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21개이다. 사회 부문에는 소비자보호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분쟁중 소제기 현황’, 민원건수(고객 십만명당) 등 ‘제품책임’ 지표가 포함되었으며, ‘노동’에서는 비정규직비율, 이직률, 인건비 대비 복리후생비 비율 등이, ‘인권’에서는 다양성 및 평등한 기회를 평가하기 위해 이사회의 여성구성비율과 장애인고용률과 같은 차별금지에 관한 지표가 들어갔다. ‘컴플라이언스’는 공정거래법 위반 결과 및 금융감독원 기관ㆍ임원ㆍ직원 제재 결과 및 과태료, 과징금 내역 등의 지표로 구성됐다. ‘사회영향’은 키워드 검색으로 언론보도에 부정적으로 노출된 빈도를 측정해 점수화하였다.

거버넌스 & 이해관계자 부문(400점)은 크게 가치생산, 종업원, 정부, 주주, 지역사회, 지배구조, 건전성, ESG보고(사회보고) 등 8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21개이다. 거버넌스 & 이해관계자의 ‘종업원’에는 1인당 평균급여, 임원급여 대비 직원급여 비율, 평균근속연수 등이, ‘지역사회’에는 기부금 및 중소기업여신 비중, 영업이익 대비 사회공헌 총금액 비율 등이 포함되었고, ‘건전성’은 BIS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 순수익으로 구성됐다. ‘사회가치 창출’엔 매출 및 1인당 매출 등이, ‘ESG보고(사회보고)’에는 사회보고발간, 사회보고발간시 적정프로세스 적용, 검증 등이 지표로 반영됐다.

환경 부문(200점)은 크게 환경경영체계와 국제협력 등 2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5개이다. 환경 부문에는 환경경영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 조직 구성,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절감 및 개선,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직원 대상 환경교육 실시, 금융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환경요소 반영, 환경 관련 금융 상품 활성화 정도 등의 지표가 포함되었다. 또한 은행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알 수 있는 적도원칙 준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와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지지 여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가입 여부 등의 지표가 들어갔다.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인 RE100 가입 여부도 보았다.

‘은행 ESG 지수‘의 평가지표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은행의 ESG보고서(사회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사회에 공개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몇몇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에서 사회보고 발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치용 ESG연구소장은 “향후 은행은 ESG 경영을 체계화하고 내재화하면서 동시에 ESG 보고를 통해 ESG경영의 성과를 사회와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 2022 금융산업 ESG 지수 평가지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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