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은행 2곳, 우리·하나은행 1곳 공동점포 개설
시행 초기 단계로 은행별 공동점포 운영 실태 분석 중
이해관계 맞아야 추가 신설 가능…은행권 “전략적 확충은 어려워”

오프라인 지점 감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4대 은행들이 공동점포 운영을 시작했지만, 추가 개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공동점포 모습. [사진=우리은행]
오프라인 지점 감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4대 은행들이 공동점포 운영을 시작했지만, 추가 개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공동점포 모습. [사진=우리은행]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지점 감소 부작용을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공동점포 개설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추가 신설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마다 은행별 여건과 운영 실적이 다르고, 신도시처럼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지역은 단독점포 개설이 적극 검토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 취약계층을 배려하고, 고객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공동점포 추가 개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22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공동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동점포를 개설한 곳은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과 하나은행(은행장 박성호)이다. 

양 측은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에 영업공간을 반반씩 배치했다.

▲소액 입출금 ▲제신고 ▲전자금융 ▲공과금 수납업무 등 고령층 고객 수요가 많은 단순 창구업무를 취급하고, 지역사회 공헌 목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상품판매는 자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프라인 지점 축소에 따른 고객들의 불편을 줄이고, 다양한 고객층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점포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9월에는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과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이 경기도 양주시, 경상북도 영주시에 공동점포를 개설했다.

경기도 양주시는 KB국민은행 지점에 신한은행이 입점하는 형태로, 경상북도 영주시는 신한은행 지점에  KB국민은행이 들어서는 방식으로 공동점포가 만들어졌다.

두 곳 모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100m 내 근거리에서 영업점을 운영해왔던 지역으로 기존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공동점포 운영 대상으로 선정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공동점포 도입을 통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오프라인 점포 이용 편의성이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점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곳에서 은행 업무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공동점포 모습. [사진=신한은행]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공동점포 모습. [사진=신한은행]

그러나 은행권은 공동점포 추가 신설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지점 감소에 따른 고객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적극적으로 검토·추진하겠지만, 공동점포 신설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이해관계(이용객 감소, 지점 운영 효율화 등)가 맞아야 공동점포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하게 늘릴 수는 없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시행 초창기이기 때문에 시범 운영 형태라고 봐야 한다”며 “단독 운영이라면 내부 검토를 통해 빠르게 늘릴 수 있으나, 공동점포는 양측 간 협의가 필요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점포 운영에 문제점은 없는지, 추가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담당부서가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우체국에서 시중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 점도 변수다.

우정사업본부는 4대 시중은행의 고객들이 전국 2500여개 우체국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입·출금, 조회 및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각지에 깔린 우체국 망을 시중은행에 개방해 금융 취약계층과 농·어촌 지역 고객의 금융 서비스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체국은 도시 46.2%, 농·어촌 53.8% 수준으로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입·출금, 조회와 같은 단순한 금융 업무만 볼 수 있다는 점이 개선 관제로 남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체국 직원이 별도의 교육을 받아 각종 은행 상품 판매와 같은 전문적인 업무를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전국 각지에 있는 우체국에서 4대 은행의 업무를 볼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