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64.5%, 70대 78.1%에 이어 80대 이상 손해율 236.9% 급증
손해율 높아지면 보험료 상승 이어져 무사고 운전자 금전적 피해 우려
양정숙 의원 “고령자 자동차 사고 낮추기 위한 교통환경 개선해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은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제출받은 내용을 토대로 국내 손해보험사 14곳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을 분석한 자료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자료에서 80대 이상 가입자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은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제출받은 내용을 토대로 국내 손해보험사 14곳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을 분석한 자료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자료에서 80대 이상 가입자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손해보험사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이야기할 때 흔히 꺼내는 척도가 바로 ‘손해율’이다.

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전체 수입)에서 사고 등으로 인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 지출이 발생하는데 해당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손해율이라 한다.

한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창 강화했을 때 자동차 사고가 줄면서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감소를 근거로 보험료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에도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자 보험업계는 인하 폭과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고령층 운전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제출받은 내용을 토대로 국내 손해보험사 14곳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운전자보험 평균 손해율은 83.4%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평균 손해율을 보면 △10대 51.4% △20대 54.1% △30대 49.7% △40대 49% △50대 56.8% △60대 64.5% △70대 78.1% △80대 이상 236.9% 인 것으로 집계됐다.

즉, 고령층 운전자일수록 사고를 더 많이 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손해율이 무려 263.9%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고령층 운전자보험 손해율이 보험사 전체 손해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양정숙 의원실은 MG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4월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됐는데 80대 이상 운전자보험 계약자 59명의 손해율이 2033.9%가 되면서 보험사 전체 손해율이 올라간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운전자보험 계약자수가 가장 적은 곳은 AIG손해보험(3만 6766명)이었다. 이곳에서도 80대 이상 운전자보험 계약자 2명의 손해율은 419%였다. 

그 결과, AIG손해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97.9%로 국내 14개 손해보험사 평균 손해율(83.4%)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 중 하나는 대형 손해보험사 가입자 편중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다.

운전자보험 계약자 수 상위 업체는 1위 DB손해보험(384만 6857명), 2위 현대해상화재보험(266만 1536명), 3위 삼성화재보험(245만 6078명), 4위 KB손해보험(221만 175명), 5위 메리츠화재보험(186만 9250명) 순이었다.

이들 5곳 업체의 운전자보험 계약자 수 합계는 총 1304만 3896명으로 전체 운전자보험 계약자 수의 80.56%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운전자보험 손해율이 높은 상위 5곳은 1위 MG손해보험(손해율 319.3%), 2위 롯데손해보험(손해율 118.1%), 3위 AIG손해보험(손해율 97.9%), 4위 메리츠화재보험(손해율 89.3%), 5위 현대해상화재보험(손해율 79.1%)이었다.

양정숙 의원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손보사들의 운전자보험 평균 손해율은 61.2%로 나타났다”며 “올해 83.4%로 증가한 것은 금융당국의 운전자보험 대책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70대 이상의 운전자보험 계약자 수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작은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70대 이상 운전자의 보험 사고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각 시도군별로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운전면허를 반납한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거주지 주민센터를 통해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제공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경찰청 자료를 보면 서울시 70세 이상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는 △2017년 679명 △2018년 1236명 △2019년 1만 6956명 △2020년 1만 4046명 △2021년 1만 520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운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운전면허 반납을 부정적으로 보는 어르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양정숙 의원은 “운전면허 제도 강화, 자진 반납제도 등 운전 통제와 관리를 위한 제재 수단의 정책보다는 고령자를 위한 교통 환경 개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연령대별 운전자보험 손해율을 고려해 운전자보험의 보장 특약과 관련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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