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철강 등 산업 곳곳 '셧다운' 위기
화물연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요구
정부, '업무개시명령' 심각히 검토 중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파업을 이틀째 지속하고 있다. 25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파업을 이틀째 지속하고 있다. 25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진운용 인턴기자】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틀째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안전운임제란 화물운송 종사자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에 도입된 제도다. 화물차주와 운수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한해 시행돼 2022년까지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앞서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6월 안전운임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지만, 국토교통부와의 5차 실무대화에서 안전운임제 연장 시행 방안을 합의하면서 파업을 7일만에 중단했다.

그러나 화물연대측은 24일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안전운임제 연장 시행에 대해서 진전이 없다”고 2차파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화물연대 파업 이틀째인 오늘, 산업 곳곳에서 피해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육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4일 파업 첫날 20만t 출하가 예정돼 있었으나 실제 출하량은 1만t에 미치지 못했고, 파업 이틀째인 오늘은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파업 전부터 재고 확보에 나섰지만, 주말을 지나 다음주 월요일부터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을 앞둔 건설 현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의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것이다.

철강업계의 출하도 이틀째 중단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파업으로 하루 평균 약 5만t 규모의 출하 차질을 예상하는 가운데 전날 당진, 포항, 인천, 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포스코도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의 출하 길이 막혔다. 포스코는 철강재 운송과 관련해 대체차량 동원과 선박과 철도로 출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화물연대의 1차 총파업 당시 처음 엿새간 시멘트·철강·석유화학·자동차 등 관련 업종의 피해액은 총 1조5868억원이다.

24일에 시작한 2차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는 마찬가지로 조(兆) 단위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한편 정부는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에 대해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심각히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면 화물연대는 처벌 부담과 면허 취소 등 불이익을 떠안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총파업 첫날인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하나가 되어 위기 극복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다”며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하여 여러 대책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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