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펙스 조대식 의장 4연임...불확실한 환경 속 주요 CEO 유임
SK스퀘어 CEO에 박성하...사장 라인에 재무·투자 전문가 배치

SK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1일 내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그룹사 차원의 일괄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 9월 미국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Night'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최 회장. [사진=SK 제공]
SK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1일 내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그룹사 차원의 일괄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 9월 미국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Night'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최 회장. [사진=SK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SK그룹이 내년도 경영진과 조직을 재편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정'이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은 물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또한 유임됐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타개할 '변화'도 두드러졌다. 특히 사장 라인에서 재무통들이 발탁된 것을 두고, 이들이 미래 전략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산업에서 내년까지 업황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기존 체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 분위기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하자"고 당부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안정 기조에 따라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E&S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유임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도 '의장' 타이틀을 지켰다. 조 의장이 2017년 선임된 이후 2년 주기의 임기를 거듭 이어오면서 4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부회장 라인(장동현·김준·박정호·서진우)은 현업에 집중하기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에서 물러났다.

대신 장용호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 유영상 ICT위원회 위원장, 박상규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조경목 SV위원회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왼쪽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용호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 유영상 ICT위원회 위원장, 박상규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 이형희 Communication위원회 위원장, 조경목 SV위원회 위원장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왼쪽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용호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 유영상 ICT위원회 위원장, 박상규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 이형희 Communication위원회 위원장, 조경목 SV위원회 위원장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안정 추구와 동시에 미래를 이끌 리더도 새로 낙점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SK스퀘어 새 수장으로 낙점된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사장이다. SK스퀘어는 그룹의 투자 전문 회사다.

1965년생인 박 신임 CEO는 1993년 SK텔레콤 경영전략실에 입사한 이후 SK텔레콤 기획본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SK㈜ C&C 대표이사를 거쳐온 인물이다.

과거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신세기통신 인수를 비롯한 인수·합병(M&A) 성과를 따내기도 했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곤욕을 치렀지만, 디지털 신사업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SK스퀘어 대표로 이동하게 됐다.

사장 라인에서는 8명의 승진 인사가 있었다.

대부분 재무통 혹은 투자 전문가라는 점이 주목된다. 어려운 업황을 타개할 전략가들을 전진 배치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표적으로 지주사인 SK㈜에서는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CFO의 역할을 강화해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관리 기능을 총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K C&C 대표 자리에는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올랐다. 사장 승진도 이뤄졌다.

이외 이호정 SK네트웍스 경영지원본부장, 이동훈 SK 주식회사 바이오 투자센터장,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 부문장,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사장직에 올랐다.

'SK 3세'로 불리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신원 전 회장의 아들인 최 사업총괄 사장은 SK네트웍스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측은 "지난 2년간 경영지원본부장이자 신사업추진본부장, 사업총괄로 회사의 투자와 의사 결정을 함께해온 신임 이호정 총괄사장과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은 내년부터 책임 경영 파트너로 호흡을 계속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호정 총괄사장의 경우 내년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박성하 신임 SK스퀘어 CEO, 이성형 SK(주) CFO,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해당사 제공]
 (왼쪽부터) 박성하 신임 SK스퀘어 CEO, 이성형 SK(주) CFO,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해당사 제공]

한편 SK그룹의 주요 사업인 반도체를 운영하는 SK하이닉스에서는 사장 승진자 없이 신규 임원 20명을 선임했다. 연구위원 5명도 선임했다.

대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할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 전략' 조직을 신설하고, 지역별 이슈를 관리할 '글로벌 오퍼레이션 TF'를 CEO 산하에 구성한다고 밝혔다.

미래기술연구원 차선용 담당은 TF장을 겸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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