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현재는 12위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저출산과 고령화의 덫에 걸린 한국이 약 30년 뒤부터 세계 경제 순위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50여 년 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가 8일 자로 게시한 보고서 '2075년으로 가는 길'에 따르면 현재 1% 수준인 세계 인구 증가율은 50여년 뒤 0%에 가깝게 줄어들 전망이다.
보고서는 "인구 증가세가 약해지면서 세계 잠재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저출산과 고령화 이슈에 시달리는 가운데, '인구'가 곧 세계 경제 판세를 바꿀 요인이라는 뜻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앞서 통계청이 밝힌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는 올해 24.6명 수준인데, 2070년 100.6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의 추락을 암시했다.
올해 세계 1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2050년에는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이집트 등 인구 증가율이 높은 국가들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이 밀려난 2050년도 15위권 전망에는 인도네시아가 4위, 이집트가 12위, 나이지리아가 15위에 올랐다. 1980년부터 미국과 나란히 3위권 안에 들었던 일본의 경우 6위로 뒷걸음질 쳤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50여 년 뒤 경제 순위는 더 요동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2075년 인도네시아가 4위를 지키고, 나이지리아가 5위 자리에 뛰어오른다고 내다봤다. 이어 파키스탄은 6위, 이집트는 7위, 필리핀은 14위에 오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때에도 한국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적절한 경제 정책을 펼친다면 경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외국에서도 주목하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나는 아이를 갖기 두렵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출산율이 줄어든는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꼽았다.
이어 한국의 작년 합계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0.81명으로 추락한 점을 언급하며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출산 대신 직장을 택한 여성이 늘어나고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