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월 소비동향조사 결과 발표…2월보다 1% 포인트 하락
직장인 평균대출 5000만원, 사상 첫 신용대출 2조원 돌파도 '우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소비자 물가 전망은 상승에서 하락 반전한 가운데 실물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금융권 대출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지만, 당분간 ‘고난의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4.0%)보다 0.1%포인트 떨어진 3.9%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2500가구(2372가구 참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의 물가 상승률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물가상승 폭이 하락할 것으로 해석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12월 3.8%에서 올해 1월 3.9%, 2월 4.0%까지 상승했다가 3개월 만에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가공식품·외식비·교통 요금 등의 인상 폭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공개된 외식비 동향에 따르면 모든 품목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오른 상태다.
서울 기준 2022년 3월과 2023년 2월 사이 평균 외식비는 ▲김밥(2831원→3100원) ▲자장면(5846원→6723원) ▲칼국수(8115원→8731원) ▲냉면(9962원→1만 692원) ▲삼겹살(1만 70159원→1만 9236원) 등으로 조사됐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 번에 5만원 밑으로 외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문제는 금융권 대출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임금 근로자 부채’ 자료를 통해 2021년 말 기준 임금 근로자 1명당 평균 대출액은 5202만원으로 1년 전보다 7%(340만원) 늘었다고 밝혔다.
직장인 평균 대출액이 50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대출·보금자리론·주식담보대출 등이 대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청년층의 경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대출액 증가율을 보면 29세 이하 대출액이 15.4%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30대(10.7%), 40대(7.2%) 50대(4.3%) 순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신용대출 연체액은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연체액 증가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대출 연체액이 2조 5730억원이다.
양 의원은 “신용대출 연체액이 계속 증가할 경우 담보도 없이 발생하는 손실을 금융권이 그대로 떠안아야 해 미칠 충격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권 부실 문제로 우리나라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업이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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