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생산 유업계에 직격탄..."분유사업 축소 혹은 중단"
명품 유아동복 브랜드는 '골드키즈' 영향으로 사업 확대

저출산과 온라인 구매 등의 영향으로 대형 할인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시장에서 분유 매출액이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저출산과 온라인 구매 등의 영향으로 대형 할인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시장에서 분유 매출액이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지은 기자 】 TV에서 분유 광고가 사라졌다. 신생아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시장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산 문제가 분유 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도 살아남기 위한 변화 모색에 바쁘다.

분유 업계는 확실한 소비층이 있는 안정된 시장 구조를 갖고 있었다.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기 전까지의 얘기다. 하지만 출산율이 1이하로 떨어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분유 등을 생산하는 유업계는 시장 여건이 악화돼 사업을 축소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명품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만1500명 줄어든 24만9000명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전년보다 0.03명 줄어 0.78명이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출산율 저하로 영유아식 시장 규모가 매년 쪼그라들자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업계다. 저출산으로 분유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897억원으로 2017년 4314억원에 비해 약 33% 감소했다. 

업계는 비상 상황을 맞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신생아 출산이 늘어나기 전까지는 분유시장이 되살아날 것 같지 않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파스퇴르 위드맘 케어솔루션 골드 3단계' 판매를 종료했다. 1~2단계는 잔여 재고만 판매할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3월 '임페리얼XO 유기농 분유'의 생산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1~4단계로 나뉘었던 조제분유 단계를 1~3단계로 줄이고, 제품 수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유아 전문 브랜드 ‘베비언스'의 식품군 판매를 중단하고, 관련 제품을 판매해 온 '베비언스몰'의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2012년 분유와 영유아 음료 등 식품 판매 시장에 진출한 지 약 10년 만이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아동복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백화점 아동용품 매출은 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아동복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백화점 아동용품 매출은 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출산율 저하로 인해 명품 유·아동복 브랜드들은 오히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가 귀한 만큼 아이에게 지원을 몰아주는 ‘골드키즈’ 현상이 소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원, 2021년 1조 1247억원, 2022년 1조 2016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2020년에 비해 32%가량 가파르게 증가한 수치다.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 아동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특히 명품 아동복 매출은 25%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1~4월 아동 명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5%로 크게 증가했다. 아동 전체 제품군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이 19.8%인걸 감안하면 고가의 상품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도 1~4월 아동 제품군 매출이 전년 대비 15.1% 성장했다. 수입 아동 제품군 매출 성장은 25.7%에 달했다.

명품 브랜드 아동복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따라 주요 백화점들은 키즈 팝업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럭셔리 브랜드 '톰브라운’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 키즈 컬렉션 팝업 매장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등에서도 팝업 행사를 했다.

백화점들은 명품 유·아동복 브랜드 매장을 늘리는 모습이다. 지난 2월에는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지하 2층 디올의 키즈 버전인 ‘베이비 디올’을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프랑스  유·아동복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아뜰리에슈(Atelier Choux)’ 매장을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중시하는 이른바 '골드키즈' 현상 영향으로 유아동 상품군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명품 유·아동복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