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 7월 FOMC 0.25%포인트 인상 기정사실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원화 약세 등에 따른 한국 경제 부담감↑
“이미 알려진 재료”라는 이유로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5~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대부분의 금융 전문가들은 0.25%인상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인 2%포인트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DC 연준 건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5~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대부분의 금융 전문가들은 0.25%인상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인 2%포인트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DC 연준 건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내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7월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회의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 등 한국 경제의 불안정한 요소를 고려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로 결정한 한국은행이 한·미 기준금리 격차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기조’(금리 인상)이 상당 기간 이어진 만큼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25~26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조정안을 발표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책정된 상태인데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달 중순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미국 연준이 7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과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가 정책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 연준은 정책금리를 동결했으나, 추가 인상의 여지를 열어뒀다”며 “이를 고려할 때 연준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는 예고한 대로, 그리고 반영된 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또 연준의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일 것이며 시장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소폭 오르더라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5.25%~5.5%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로 미국 기준금리와 1.75%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달 중 2%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커질수록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현상,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된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관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관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4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등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월 말 기준 1062조 3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 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지난 달 가계대출 잔액이 추가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여러 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며 “만약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금리, 거시건전성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추가로 ▲불투명한 하반기 경제 전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역전세난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각종 요인들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기에 부담스러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달 중순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7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국내 시중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서민·취약 차주 등에 대한 상생 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과거와 달리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대부분이 알고 있고, 반영되어 있는 재료”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매파적일 수 있겠지만, 크게 걱정할 거리는 아니다”라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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