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류 수입은 늘어나는데, 국내 주류 수출은 절반 줄어
희석식 소주 수출만으로는 한계...다양한 주류 개발 필요

소비자가 양주 제품을 고르고 있다. 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류 수입량(맥주, 와인, 위스키 등)은 17만3200톤(t)으로, 지난해 대비 6.4% 증가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소비자가 양주 제품을 고르고 있다. 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류 수입량(맥주, 와인, 위스키 등)은 17만3200톤(t)으로, 지난해 대비 6.4% 증가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 코로나19 이후 위스키, 와인 등 해외 주류 수입은 늘어난 반면 막걸리, 맥주 등 국내 주류 수출은 최대 절반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에서도 증류주와 전통주에 대한 주세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관련 논의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웃나라 일본은 다르다. 주류 사업 부진을 막기 위해 총 3차례에 걸쳐 주세법 개정을 진행 중이다. 일본 주류 업계도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15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류 수입량(맥주, 와인, 위스키 등)은 17만3200톤(t)으로, 지난해 대비 6.4% 증가했다. 특히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나 늘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끈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소주, 탁주를 비롯한 국내 주류 수출은 감소했다. 상반기 소주 수출량은 3만1000t으로 전년 대비 4% 줄었고, 탁주 수출량도 6900t으로 14.6% 감소했다.

국내 주류 업계의 내수 부진도 크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5% 감소한 23억원이었다. 하이트진로도 80.9% 감소한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희석식 소주만으로는 다양한 해외 주류와 경쟁하기 역부족이라 평가한다. K-주류를 알리기 위해서는 희석식 소주에 더해 탁주, 증류주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표적 해결 방안으로는 주세법 개정이 거론된다. 우리 주세법은 소주, 위스키 같은 증류주엔 종가세를 매긴다.

종가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가격이 높을 술일수록 높은 세금이 붙는다.

청주·과실주 등의 발효주의 세율은 30%고, 증류주는 72%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증류주 작업 과정과 높은 세율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위스키를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 대표 위스키로 알려진 골든블루도 대부분 스코틀랜드 원액을 호주에서 병입해 들여오고 있다. 

업계에선 증류주에도 맥주와 탁주와 같이 술 용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주에 대한 개념 재정립도 필요하다. 현재 전통주로 인정받는 업체는 주세 50% 감경 등 세제 혜택을 받고, 온라인 판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주는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주류 ▲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 ▲농업경영체와 생산자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주류 제조장 인접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주류 등 3가지 항목 중 하나에 해당돼야 한다. 

이에 전통 방식으로 만든 국산 술임에도, 법적으로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해 제품 홍보나 수출 등에 제약이 많다는 의견들도 있다.

업계에선 전통주에 대한 개념을 완화해 수출 부분에서라도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주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는 10월에 맥주 음료와 양조주의 주세를 낮추기로 발표했다. 

맥주 음료 세율은 2026년 10월부터 1KL당 15만5000엔으로 통일된다. 이번 개정으로 맥주의 세율은 350ml당 6.65엔 낮아져 63.35엔이 된다. 

이번 개정은 지난 2020년에 이어 2번째이며, 2026년에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복잡한 세율을 단순화해 상품 개발이 용이해져 수요 촉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미 일본 맥주 제조사들은 틈새시장 발굴을 위해 135ml 캔이나 250ml 캔을 출시하는 등 소량만 마시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한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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