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대출 잔액·연체액, 각각 9조원·1조원 증가
2금융권 중심으로 연체율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
대출 건전성 확보하기 위한 각종 금융 정책 필요

한국은행이 국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국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은 자영업자들이 고금리로 인해 여전히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관련 대출 잔액·연체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연체율도 급상승하고 있어 단기적 지원책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채무 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자료는 한국은행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한 후 해당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하는 방식으로 분석됐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대출 잔액은 2022년 3분기(1014조 2000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겼다. 

올해 1분기(1033조 7000억원)와 비교하면 불과 3개월 사이 9조 5000억원이 더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같은 기간 동안 약 1조원 늘면서 역대 가장 많은 7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세 역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 높아지면서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저소득, 중소득, 고소득층을 가리지 않고 자영업자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먼저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1분기 1.6%에서 2분기 1.8%로 0.2%포인트 상승하면서 2014년 1분기(1.9%)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2.2%)은 3개월 새 0.4%포인트 높아지면서 2019년 4분기(2.4%)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1.2%)도 2015년 3분기(1.2%)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러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 현상은 ‘비(非)은행’ 2금융권에서 두드러졌다.

2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각 0.41%, 2.91%인 것으로 조사됐다. 석 달 사이 은행권은 0.04%포인트, 비은행권은 0.3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6년 3분기(0.43%)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비은행권 연체율은 2015년 4분기(3.0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2분기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 9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9%(6조 4000원) 증가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 2000만원으로 만약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게 될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각 1조 3000억원, 73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외 고금리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자영업자에게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취약 차주와 비은행권 등의 대출 비중이 커지는 등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차주의 자발적 대출 상환과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에서 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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