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건설투자 역성장으로 하반기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아
민간소비 2.1%, 수출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
정부의 ‘상저하고’ 경제 전망과는 상반된 분석 제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올해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제시했다. 명동의 한 식당 앞에 설치돼 있는 메뉴 및 가격 간판. [사진=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올해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제시했다. 명동의 한 식당 앞에 설치돼 있는 메뉴 및 가격 간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3%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경제 성장률 2.0%를 예상하며 ‘상저하고’(하반기 경기 개선) 흐름을 예상한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경연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제시하면서 금융위기(2009∼2011년)와 코로나19(2020∼2021년) 등 위기가 닥쳤던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하면서 연내 경기 부진 흐름을 반전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게 한경연 측 설명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주요 내수 부문 성장률은 ▲민간소비 2.1% ▲설비투자 -2.3% ▲건설투자 -0.7%로 예상했다.

특히 한경연은 임금 상승률 정체, 고물가 등으로 실질 구매력 약화로 인해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성장률이 2.1%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추가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설비투자가 내수 침체, 글로벌 경기 위축 영향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 차질 등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 부문 성장률은 0.1%로 예측됐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주요국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경기 반등 무산으로 인한 영향이 미국 등 주요국으로 파급된다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수요압력 저하,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5.1%)보다 1.8%포인트 낮은 3.3%로 제기했다.

다만, 7월과 8월 폭염과 장마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하락세는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경기불황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금융시장 리스크가 확산하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안감을 더해가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못한 금융시장의 충격이 경제 시스템 전체 위기로 확대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정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기존의 1.5%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상반기 경제가 기존 전망에 부합했다”며 “하반기에도 기존 전망과 비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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