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6명 중 1명만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
물가 상승 위험 압력에 긴축 기조 상당기간 지속될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가 종료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금방 예전처럼 다시 1%대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가 종료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금방 예전처럼 다시 1%대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돈을 빌려 집을 사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1%대로 금리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가 종료된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경제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점을 동결 근거로 제시했다.

또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금통위의 설명이다.

금통위는 전 세계 경제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뿐 아니라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경기·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것으로 진단했다.

높아진 국제유가, 고환율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이날 금통위원들의 3개월 금리 전망은 5대1로 엇갈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1명만 앞서 언급한 정책 여건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금통위원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현 상황을 평가해볼 때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한국은행 금통위원 상당수가 여전히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썩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빚을 내어 투자하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창용 총재는 “한국은행 총재로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 빚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고를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연결된 것이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에 대한 문제로 직결된다”며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변화에 목적을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조정은 미시적 조정을 통해서 해보고 정 안되면 금리를 통해 거시적 대응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움직임,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가 8월에 예측했던 경로보다는 늦어지지 않겠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 관계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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