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현재 기준금리 3.50% 유지 결정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 당분간 2.0%포인트 유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대한 경기 불확실성 반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다음 회의 때까지 유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다음 회의 때까지 유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은행이 불안한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2·4·5·7·8월에 이어 또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대다수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소비 위축 등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동결’을 전망했다.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다음 회의 때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기준금리 격차는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경기 불안’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있지만, ▲소비 부진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와 한국은행은 ‘상저하고’(하반기 경기 개선) 전망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각종 경제 관련 통계 수치들은 뚜렷한 경기 회복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를 보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부진으로 7월보다 0.3%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경기 위축과 이자 부담 가중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소비 침체 조짐이 확연해지면서 경기 회복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때문인데 금리를 더 올린다고 가계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오히려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더 올리면 이자 부담으로 가계부채 부실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정책금리(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다소 줄었다는 점도 한국은행의 이번 동결 결정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너무 많이 뛰었고, 근원 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최근 연준 주요 인사들은 ‘비둘기적’(통화정책 완화) 발언을 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이달 초 발생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금통위 발표에 앞서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렇다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데 금리를 낮추기도 어렵다”며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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