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조사 결과 발표
4분기 대출태도 지수, 3분기보다 9포인트 하향 조정
가계·중소기업 ‘강화’, 대기업 ‘중립’ 수준으로 집계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를 통해 올해 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중소기업 및 가계에 대해서는 강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전망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붙은 금리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를 통해 올해 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중소기업 및 가계에 대해서는 강화, 대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으로 전망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붙은 금리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가계·기업 대출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은행권이 대출 요건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직 대내외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고,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1로 나타났다. 3분기(-2)와 비교했을 때 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금융사 총 204곳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용위험·금융기관 대출태도·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음수(-)면 ‘(신용위험·대출수요) 감소’ 또는 ‘(대출태도) 강화’라고 응답한 곳이 ‘증가’ 또는 ‘완화’보다 더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11)가 음수로 나타난 것은 은행권이 전반적으로는 대출 태도 강화 기조를 갖는 것으로 보면 된다.

차주별로는 먼저 가계주택이 3분기 11에서 4분기 -11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14) 이후 처음 음수로 전환했다. 가계일반은 -8에서 -6으로 소폭 올라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 방안 실시 등을 반영해 가계주택 중심으로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0, -6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은 최근 대출 취급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중립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리스크 강화 등으로 강화된 대출 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9로 3분기(31)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4분기 대기업 신용위험 지수는 8, 중소기업은 31로 3분기(6, 28)보다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4분기 가계 신용위험은 3분기 31에서 4분기 25로 6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업종, 영세 자영업자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가계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영향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4분기 대출수요 지수는 16으로 3분기(14)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아직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기업(14)과 중소기업(28)은 대출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반대로 가계주택(3), 가계일반(0) 등 가계대출 수요는 실물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중립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또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22), 상호금융종합(-30), 신용카드(-14), 생명보험(-9) 등 대부분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비은행금융기관들도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비은행 기관의 차주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집계됐다.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신용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상호저축은행(37)과 상호금융조합(44)은 전 분기(47, 45)보다 낮아졌지만,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 외 신용카드(29)와 생명보험(31)은 전 분기(7, 20)보다 상승했다.

대출수요의 경우 업권별로 전망이 다르게 조사됐다.

상호저축은행(9)과 생명보험(6)은 가계 생활자금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상호금융조합(-1)과 신용카드(0)는 중립 수준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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