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 발간
대내외 불확실성,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소폭 성장 예상
유의할 변수로 누증된 가계부채, 급증한 기업부채, 부동산PF 지목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2024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2024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년 금융산업에 대해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 전망은 엇갈렸는데 은행업은 보합, 보험업은 비교적 양호, 여신전문업은 부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는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비은행업권은 자영업자, 한계기업,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등의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엔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규제 강화와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가 동시에 추진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사업구조 혁신에 노력하고,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를 기회로 활용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성장 둔화 속 조달·대손비용 증가…업종별 수익성 차별 심화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에 은행업이 다소 낮은 성장세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증가율(2022년 4.9%→2023년 3.5%→2024년 3.4%)이 내년에도 명목GDP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겠으나,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대출의 경우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연구소 측 분석이다.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증권업은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위탁매매·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다.

IB부문은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업은 실물대체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하락 기대로 채권형·일임자산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신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이 기대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 회계기준 변경 효과가 완화되면서 수익성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이 활성화되고, GA의 영향력이 확대돼 제판분리가 정착될 것으로 판단했다.

여전업의 경우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고,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가 성장하겠으나, 조달비용·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 금융산업은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성장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수익성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장조달에 의존하는 여전업은 유의가 필요하다”며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전체 금융업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누증된 가계부채, 급증한 기업부채, 부동산PF 등 유의해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누증된 가계부채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PF 부실은 유의해야 할 변수로 지목했다.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PF 등의 비중이 높은 비은행업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는 양호한 편”이라며 “그러나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금융기업, 리스크 관리 강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할 것”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회사들이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하면서 사업구조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GA 등을 통해 비교추천과 제판분리가 정착되고, 강화된 자본규제와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완화가 동시에 시행된다는 점을 들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금융기업들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금리,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 위원은 “AI를 활용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며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해 시니어 케어, 토큰 증권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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