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0.43%…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
고금리를 비롯한 국내외 경기 불황실성에 ‘건전성’ 관리 중요해져
4대 은행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 커

증권업계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연체잔액 증가 속도가 여전히 가파르지만,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이유로 은행주 투자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업계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연체잔액 증가 속도가 여전히 가파르지만,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이유로 은행주 투자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연체잔액 증가 속도까지 여전히 가파른 수준이지만, 은행별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2020년 2월(0.4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1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상승 속도(YoY)가 빨라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부실채권 관리가 강화되는 분기 말을 제외하면 우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금리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 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법인 중소기업 연체율은 0.59%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1%포인트 상승했고, 자영업자(SOHO) 연체율은 0.50%로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17%포인트 높아진 0.38%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4%, 신용대출 등 기타 연체율은 0.76%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 0.34%포인트 상승했다.

차주별 연체잔액 증가율의 경우 법인을 제외한 자영업자, 가계 주택, 가계 신용 등에서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80%대에 머무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현상이 중단되더라도 아직 그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과거 데이터를 보면 4분기 이후 기저효과에 의해 연체 증가율이 둔화되는 것은 예상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상 연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은 높아진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상환액 증가에 있다고 본다”며 “지속되는 시장금리 상승은 은행 건전성에 있어 근본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과 연체잔액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은 여전히 대부분 ‘긍정적’이다.

지난해 시작된 주주환원율의 변화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고, 은행업종의 가치(Valuation)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2023년 주주환원율은 2022년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내년까지 주주환원율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평균 기대 배당수익률은 7.7%로 코스피 평균 2.6% 대비 높아 현 시점에서도 배당 매력은 충분하다”며 “대형 은행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32.8%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분기 배당금을 결의하면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배당제도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배당 선진화 제도를 추진하는 점도 은행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당 선진화 제도는 과거와 달리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해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이미 정관 개정을 통해 결산배당기준일을 12월말로 한다는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에 시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결산배당부터 이를 적용할지는 아직 미결정된 사안으로 11월에 시행 여부를 정확히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정욱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배당락이 매우 컸기 때문에 배당을 받지 않고 배당락 이전에 주식을 매도하는 사례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주요 추진 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금융사들이 배당 선진화 제도를 시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만약 올해 기말배당부터 배당 선진화 방안이 시행될 경우 연내에 배당투자주식 매도 사유가 소멸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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