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 마련해야”
1~3분기 이자이익 44조 2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8.9%↑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 영향…비이자이익도 3조원 늘어

국내 주요 은행들이 고금리 기조 아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금융당국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국내 주요 은행들이 고금리 기조 아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금융당국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 수장들에게 직접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 은행들이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수준이 이자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자 장사’ 논란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생지원 압박에 따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소외되는 것은 물론 연말 배당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권 ‘역대급 실적’은 국민에겐 ‘역대급 부담’으로 작용”

20일 금융위원회는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현재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김주현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해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가나다 순) 등 국내 8대 은행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 범위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그리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고금리·고물가와 세계적 경기둔화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금융권이 기록하고 있는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 입장에서는 반대로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 은행권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이자 장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횡재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으로서는 금융산업에 대해 국회 입법 형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결국 금융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는 문제”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역시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지원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상생 노력은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취약계층 선별적 지원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금융당국의 당부에 따라 8대 은행금융지주, 은행연합회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할 전망이다.

금융지주별로 은행 등 자회사와 추가 논의를 거쳐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세부적인 지원 규모 등 최종안을 연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별 CEO 간담회를 릴레이로 개최해 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 5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38.2% 늘어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 5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38.2% 늘어났다.

◇ 1~3분기 이자이익 44조 2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8.9%↑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 5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38.2% 증가했다.

3분기 실적만 보면 순이익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었다. 다만, 2분기보다는 23.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보면 국내 은행의 1~3분기 이자이익은 44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그 결과,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이자이익만 해도 14조 8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올해 들어 3분기까지 4조 6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조원 불어났다.

또 3분기 누적 판매비와 관리비는 18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증가했고,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5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3분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 분기 대비 0.20%포인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7%로 전 분기 대비 2.78%포인트 낮아졌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ROA는 0.69%, ROE는 9.41%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5%포인트, 1.76%포인트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순이익은 2022년 이후 금리상승,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으로 확대됐다”며 “올해 들어 순이자마진, ROA·ROE 지표가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고금리 상황 장기화,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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