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대한민국 노인 빈곤율 2009년 이후 계속 '1위'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이 지난 2009년 이후 계속해서 OECD 국가 중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 노인이 폐지 등 고물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이 지난 2009년 이후 계속해서 OECD 국가 중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 노인이 폐지 등 고물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소영 기자 】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이 지난 2009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떠 안았다.

특히 문제는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저출산 속에 노인 빈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노인 빈곤율 문제는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19일 OECD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 빈곤율은 평균 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의 비율로, OECD 가입국 중 이 수치가 40%대를 기록한 국가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이웃국가인 일본은 20.2%로 우리나라의 절반에 그쳤으며 미국도 22.8%에 불과했다.

특히 아이슬란드(3.1%), 노르웨이(3.8%), 덴마크(4.3%), 프랑스(4.4%) 등 북유럽이나 서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거의 10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66∼75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인데 비해,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성별로 보면 66세 이상 여성의 소득 빈곤율은 45.3%로 남성(34.0%)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OECD 평균은 남성 11.1%, 여성 16.5%였다.

OECD는 "여성 노인은 소득 관련 연금 급여가 적고, 기대수명이 길어 남성 노인보다 빈곤율이 높다"며 "한국은 남성과 여성 노인의 빈곤율 차이가 11%포인트가 넘어 비교적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노인은 고용률은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65∼69세 고용률은 50.4%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해당 연령대의 OECD 평균 고용률은 24.7%였다.

다만 노인은 계층 간 소득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76으로, OECD 평균(0.306)보다 컸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 노인의 소득불평등은 전체 인구의 불평등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통상 기초연금 등 연금제도의 '소득 재분배' 특성 때문에 연금 수급 대상인 노인층의 소득 불평등은 전체 인구보다 낮은 경향을 보인다.

이와 관련 OECD는 "한국의 연금 제도는 아직 미성숙하며, 고령 노인이 받는 연금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노인은 보통 70세까지 계속 일을 하지만,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이 3.6%로 OECD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적어 노인 빈곤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적연금 지출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려야 하고, 특히 당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기초연금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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