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가계 여윳돈이 예금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사이 2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주택 매매가 증가하면서 여윳돈이 감소했는데 기업의 경우 유가·임금 등 비용 증가 탓에 끌어 쓴 자금이 10조원 이상 늘어났다.

4일 한국은행은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비영리단체의 2023년 3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28조6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 적은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가계 여윳돈 감소에 대해 송재창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 규제에 따른 주택매매 증가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3분기 자금 운용 규모(43조5000억원)도 2분기(44조4000억원)보다 9000억원 줄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보면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21조3000억원)과 채권(5조4000억원)이 각 6조9000억원, 5조8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이나 채권에서 돈을 빼 다른 곳에 사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반대로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한 분기 사이 2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주가 상승 기대에 따른 개인 매수 확대의 결과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가계 금융자산 내 종류별 비중을 보면 예금(44.5→45.0%)은 오히려 확대됐고, 지분증권·투자펀드(22.1→21.7%)는 감소했다.

송재창 팀장은 “거래적 요소만 반영된 자금 운용액 통계와 달리 금융자산 비중 통계에는 시가 평가 등 비거래적 요인이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식 가격 하락 등으로 운용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분증권·투자펀드의 비중이 감소했고, 그 영향에 상대적으로 예금은 커졌다”고 덧붙였다.

가계의 3분기 자금 조달액은 총 17조원으로 2분기(15조8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택매매 증가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대출)이 10조8000억원에서 19조8000억원으로 9조원 늘어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비금융 법인기업은 3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가 33조4000억원으로 12조3000억원 늘어났다.

송재창 팀장은 “유가 상승과 임금 증가 등에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줄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늘었다”고 전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2분기 순자금 조달(-8조7000억원) 상태에서 3분기에는 순자금 운용(+7조1000억원)으로 전환했다.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줄어 들면서 가계와 마찬가지로 끌어 쓴 돈보다 굴린 돈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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