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닛케이 고점에 소비자보호 필요"…당국 "판매중단 검토" 압박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ELS 피해자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ELS 피해자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가연계증권(ELS)'을 당분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대규모 손실이 올 들어 현실화하자 적극적인 위험 관리와 자성의 차원에서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의 취급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취지다.

금융 당국의 "ELS 판매 중단 검토" 발언도 이 같은 판매중단에 영향을 미쳤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거쳐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이날 오후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어 오는 5일부터 ELS(ELT·ELF)를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에 이르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29일 ELS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비예금상품위원회가 H지수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근거로 판매 중단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후 비예금상품위원회 승인을 얻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미 지난해 10월 4일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아 사실상 현재 ELS 전면 판매 정지 상태다.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ELS를 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ELS 관련 동향 등에 따라 판매 중단 상품을 늘리거나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닛케이 고점 우려를 주시하고 있고, 향후 우려가 더 커질 경우 관련 ELS 판매 중단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이런 결정은 무엇보다 H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공격적 고위험 상품 판매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2021년 고점 이후 H지수가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19일까지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무려 2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상품별 최고 손실률은 56.1%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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