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 불확성실 해소 위해 자재 수급 안정화 절실
해외 수주 확대로 분위기 반전 나섰지만, 수주 방식 다변화 등 질적 성장 병행돼야

건설업계는 국내 건설경기 불확성실 해소 위해 자재 수급 안정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스퀘스트]
건설업계는 국내 건설경기 불확성실 해소 위해 자재 수급 안정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전년 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내년에 더 줄어 들 것이라는 얘기가 회사 내부로부터 들려오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

“신규 사업장을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다 보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사업 다변화를 통한 해외수주 등 다각도로 검토하는 중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 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택 투자 심리 위축, 부동산 침체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자 건설업계도 신규 주택 공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수주 기회 또한 줄어 들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건설업계 PF부실 현실화가 확대되면서 사업 자금을 확보하려는 건설사들은 금융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 229조7000억원 대비 17.4% 감소한 18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년간의 상승세를 마감하는 것이자, 2015년 기준 물가를 감안한 불변금액(142조8000억원)으로는 9년래 최저치 실질적으로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 건산연의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고물가와 고금리,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로 민간수주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이 모두 부진하면서 전년 대비 27.4% 감소한 12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민간 주택수주는 재건축과 신규주택 수주가 부진해 전년 대비 3.26% 감소한 54조5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5년래 가장 낮은 금액이다.

◇ 미분양 증가 등 건설사, 올해 주택 부분 수주 목표 낮춰

지난해 13조2100여 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약 13% 낮은 11조5000억원으로 잡았는데 특히, 주택건축 수주 목표를 같은 기간 8조4000여 억원에서 올해 6조9000억원으로 낮췄다. DL이앤씨도 지난해 6조7200억원의 주택 수주를 올해는 4조원으로 낮춰 잡았다.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과 분양가 상승, 자잿값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고금리와 자재 가격 상승으로 분양가가 인상되면서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을 미루고 있고, 또 이러한 여파로 미분양까지 증가하면서 주택 공급 물량을 예정치 보다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국 미분양 물량은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3755가구로 전월 6만2489가구보다 2.0%(1266가구)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전월 1만857가구 대비 4.7% 늘었다.

분양가 역시 지난해 20%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3년 ㎡당 분양가는 전년 대비 27.1% 상승했다. 제반 비용의 상승과 규제 해제, 분양성 높은 사업장에 대한 선별 분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상 요인 중 인위적으로 제어가능한 변수는 ‘분양가 규제’ 이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상 규제를 강화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도 분양 시장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건설자재 가격도 3년간 35.6% 상승하면서 건설사 부담은 가중됐다.

건설업계는 “앞으로라도 건설경기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자재 수급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양주시 한 개발 단지 모습 [사진=뉴스퀘스트]
경기도 양주시 한 개발 단지 모습 [사진=뉴스퀘스트]

◇ 해외 수주 확대로 방어...수주 방식 다변화 필요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주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 해외건설 수주액은 333억 달러(43조7995억원)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를 주축으로, 해외 수주를 위한 적극적인 공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침체된 분위기를 해외에서 살려 보겠다는 의지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올해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국내 주택 분야 수주 목표를 줄인 대우건설도 최근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 한전 KPS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신사업 육성을 비롯한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우리 건설사들은 도급사업 비중이 월등히 높은 발주형태를 보이고 있어 수주지역과 공사종류의 다변화 뿐 만아니라, 수주 방식의 다양한 변화와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즉 해외건설 사업은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건설시장은 전통적인 도급형 사업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해외 민관협력사업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와 인력양성 등 기업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과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년 건설업계는 올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실업률 증가, 경제 성장 둔화 등의 심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건설업계 불황 극복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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