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국회 제출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에 기대인플레이션율 목표 ‘2%’ 달성 아직 멀어
당분간 통화 긴축 기조 이어가겠다는 뜻 내비쳐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충분한 기간'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시민이 사과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충분한 기간'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시민이 사과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까지 물가 안정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통화 완화 쪽으로 돌아설 경우 물가 안정기로 진입하지 못하고, 부채 증가 등의 위험 요소만 커질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14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등 우리 경제가 물가 안정기로 재진입하는 모습이지만,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물가의 부문 간 파급 측면에서 아직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또 ‘물가 기대’ 측면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일반인의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3%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아직 과거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 물가 인식은 3.8%에 이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기조적 물가 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로 수렴하는 단계라고 판단할 수도 없다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변동성이 큰 국제 원자재 가격의 특성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 공급 충격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인플레이션과 괴리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추가로 누적된 비용 압력의 파급 영향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즉, 물가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올해 말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할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와 위험 쏠림 시그널(신호)을 제공할 위험에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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