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내부 설비가 완비된 광둥성 선전시 공장과 연구시설 단지. [사진=비야디]
친환경 내부 설비가 완비된 광둥성 선전시 공장과 연구시설 단지. [사진=비야디]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일을 저지른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하는 것으로 책임감을 강조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권리에 따르는 의무를 잘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의 경우 일을 저지르거나 권리만 행사하려고 하지 의무를 다하려고 하지 않는다.

원래 인간의 천성이 평균적으로 그렇다고 해도 좋다.

그러니 이윤이 최대 목적인 기업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구촌에 수많은 악덕 기업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없을 까닭이 없다.

권리만큼이나 의무와 책임을 존중하는 기업들이 있기도 하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소재의 비야디(比亞迪)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생산하는 자동차가 대기 오염, 더 나아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환경보호에 전력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기업 이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공익적인 차원에서 전기차,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사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2018년에만 6억5000만 위안(元. 11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최대 100억 위안이 투자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연구, 개발 인력이 전체 직원의 15%에 이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야디는 당장 채산성이 없더라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 대한 설비 및 연구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설비 중 일부는 아무 조건 없이 각 지방 정부에 기증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투자된 액수만 최근 수년 동안 1억 위안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전국의 지방 정부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비야디의 부품 공장 하나만이라도 유치하려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연의 주범인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원죄 의식 하에 각 지방의 공원 조성 사업에 기부금을 꾸준히 내고 있는 현실 역시 꼽아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와 관련, 자동차 산업 평론가인 둥젠쥔(董建軍) 씨는 “각 지방의 공원 조성 사업에 남모르게 소액이나마 선뜻 기부금을 내는 자동차 기업들은 흔치 않다.

외국 기업들보다는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토종 기업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비야디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고 있다.”면서 비야디의 환경 인식에 대한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비야디는 22만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결자해지 정신으로 처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번 고용을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비야디 직원들을 위해 건축, 분양된 야디촌 아파트 단지. [사진=비야디]
비야디 직원들을 위해 건축, 분양된 야디촌 아파트 단지. [사진=비야디]

이는 사원들의 복지를 위해 직원아파트를 본사가 있는 선전에 건축,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해준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융자를 알선하거나 직접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3기까지 건축돼 있으나 비야디가 기업으로 존속을 하는 한 향후 끝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노사가 함께 잘 되자는 윈윈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런 진정성 때문에 비야디의 직원들은 그 어떤 자동차 회사의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자원봉사에 나서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비야디는 통속적인 의미의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 사업들은 2010년 발족한 ‘비야디자선기금회’를 통해 주로 이뤄진다. 이를테면 자연재해를 당한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4월에 지진 피해를 입은 칭하이(靑海)성 지역에 대한 지원을 대표적으로 거론할 수 있을 것 같다.

2000만 위안이 지원됐다.

2016년 여름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홍수 피해를 입은 안후이(安徽)성 우웨이(無爲)현도 비야디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케이스에 속한다.

농촌 마을에는 큰돈인 500만 위안을 지원받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1인 1책상' 갖기 운동의 수혜자들인 광둥성 한 농촌 학교의 학생들. [사진=비야디]
'1인 1책상' 갖기 운동의 수혜자들인 광둥성 한 농촌 학교의 학생들. [사진=비야디]

농촌 학교 어린이들의 복지 증진 차원에서 실시하는 ‘1인 1 책상’ 갖기 캠페인 역시 주목할 만한 비야디의 사회공헌 사업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까지 1000여 명이 혜택을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외에 전국 빈곤 지역에 대한 가난 구제 사업, 집안 형편이 어려운 초, 중등 및 대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사업 등 역시 거론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비야디자선기금회에서 매년 수천만 위안씩이 지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야디의 리커(李柯) 고급 부총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직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촘촘하게 구축돼 있지 않다.곳곳에 구멍이 많다.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가난한 우수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의무가 있다.”면서 비야디의 사회공헌 사업이 나름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비야디는 설립된 지 아직 25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회공헌에 나서는 스케일을 보면 50여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못지않다.

심지어 덩치가 훨씬 큰 국영 토종 기업들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인 공격적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족적만 봐도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욱 더 다방면의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최근 비야디가 중국인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으로 꾸준히 선정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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