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중3 온라인 개학...시행착오 있겠지만 '세계 모범사례' 될 것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7반 교실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며 출석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7반 교실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며 출석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의 초중고교와 유치원·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의 개학이 한 달 이상 늦춰지자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결국 4월 9일부터 고3과 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을 통한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형,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 등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부 사이버 대학과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이러한 교육 방식을 도입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국의 초·중·고에서 전국적인 규모로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앞으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학생들의 학습 능률과 집중도, 학업 성취도 평가, 출결 문제, 학생 개개인의 IT 환경문제, 컴퓨터와 같은 학습도구의 편차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고 교육 콘텐츠의 질적인 수준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여 오프라인 교육에 버금가는 교육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나라의 교육열을 평가하는 지표로 '대학 진학률'을 꼽을 수 있다.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2008년 83.8%로 정점을 찍고, 조금씩 하향하여 2018년 69.7%를 기록했다.

조금씩 하향한 이유는 대졸자 취업난으로 인해 오히려 특성화된 고교 등으로 진로를 변경했기 때문이지 교육열 자체가 식은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거의 최고를 자랑한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약 70%인 반면, 캐나다 58%, 영국 49%, 미국 46%, 일본 37% 정도이며, OECD국가 평균 대학진학률은 41%이다. 독일은 28%에 불과하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스마트기기를 대여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스마트기기를 대여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반드시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대학 교육에 투자한 돈과 시간이 개인에 따라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0년 이상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교육 인플레 현상과 사교육 문제로 부작용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한 높은 교육열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더 많다.

높은 교육열이 한국이라는 개발도상국을 선진국의 문턱까지 끌어올린 일등 공신인 것이다.

펜데믹이 선언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중국에 이어 코로나 19의 감염지로 지목되어 세계 각국의 눈총을 받는 나라였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모범적으로 코로나 19사태를 극복하고 있기에, 이제는 반대로 세계 각국은 대한민국의 방역체계와 국민적 노력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고 미리 축배를 들 수는 없다.

그런 과정에서 대한민국 교육부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않은 온라인 원격교육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이 첫째 IT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초고속 통신망이 잘 구비되어 있고, 둘째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IP TV(주문형 TV) 같은 교육 도구가 잘 보급되어 있고, 셋째 EBS교육 방송의 콘텐츠와 같은 교육 콘텐츠 개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대한민국 온라인 교육 실험은 또 한 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열과 교육환경을 보건데 우리의 원격 공교육은 전 세계 온라인 원격교육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오프라인 교육 낙후 지역의 교육 후진성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 각 나라 온라인 교육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 국면에서 먼저 노력하는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혁신이 탄생하고 그 혁신은 인류를 진보하게 한다. 우리의 원격 교육이 온라인 교육의 세계 표준을 선도한다면, 경제적 차원을 넘어 인류의 교육이라는 인류사적인 차원에서도 대한민국은 크게 공헌할 것이다.

하응백 문화에디터.
하응백 문화에디터

원격 교육이 대면 교육(오프라인 교육)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과 같은 펜데믹 상황이나 대면 교육이 힘든 개인(질병 등으로 인한 장기 입원 등)과 지리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원격 교육이 필요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보조 수단으로 원격 교육이 상시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

한국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교육 신화 중의 하나는 한석봉 어머니의 열성적인 가르침이다.

그것은 "나는 떡을 썰마, 너는 글을 써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제 그것은 전 세계 각국을 향해 다음과 같이 변화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원격교육 시스템과 경험을 주마, 너희들은 너희의 콘텐츠만 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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