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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10-27 19:53 (화)
[김호일의 직썰] '저승사자'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용비어천가 후유증'
[김호일의 직썰] '저승사자'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용비어천가 후유증'
  • 김호일 기자
  • 승인 2020.09.29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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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열흘만에 민주당 전 대표 출판기념회 참석 "가자 20년" 외쳐
정치적 중립성 논란 일자 일주일만에 공개 사과 "사려깊지 못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연임 이후 처음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연임 이후 처음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문재인의 경제교사’로 불리우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28일 오후 열린 언론과의 온라인 회견에서 "발언의 실수가 있었다"며 "사려깊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그가 말한 ‘사려깊지 못한 발언’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전기 만화 ‘나의 인생 국민에게’ 출판기념회에서 했던 ‘건배사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은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은퇴식으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45명의 인원만 초대됐다. 이 회장 외에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여권의 거물 인사들이 참석했다.

당시 마이크를 잡은 이 회장은 “이해찬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도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질 수 있는지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회장이 “가자!”라고 외치자 참석자들 모두 “20년!”이라고 합창하듯 외쳤다.민주당과 현 집권 세력이 앞으로 20년 더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회장이 불과 얼마 전 현 정부에 의해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 그동안 산은 회장은 대부분 단임에 끝났다. 하지만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산은 역사상 26년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해 지난 11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것.

그는 어쩌면 이날 누구보다 기분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명줄을 쥐락펴락했던 여권 실세들을 보자 이처럼 대놓고 ‘용비어천가’를 외친 것.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국책은행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호된 질책을 받았다.

논란 일주일만에 언론과의 회견에서 나선 그는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앞으로도 공정한 원칙에 입각해서 공적 기준, 공적 목적으로 정책금융을 실행해나가겠다"며 "원로 정치인 퇴임 자리에서 덕담으로 한 이야기를 제가 해이해져서 실수한 것으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공직자들은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중립성을 상실한 채 내편 네편 편가르기를 한다면 우리 사회는 크나큰 혼란에 빠진다. 비근한 사례가 바로 박근혜 정부 시절, 입맛에 맞는 ‘우파’ 문화예술인만 편파 지원했던 ‘블랙리스트’다.

당시 이로 인해 문화계가 좌우로 갈라서며 극심한 분열로 치닫는 등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 했고 공직자들은 매서운 법의 심판을 받고 영어 생활을 했다.

이 회장은 별칭도 많다.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진보적 경제학자 출신인 그는 여야를 떠나 역대 정권에서 공직을 맡았다. 특히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하면서 ‘문재인의 경제교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그는 산은 회장을 맡은 후 원칙을 내세워 진통을 겪고 있던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등의 기업 구조조정 등을 해결해 왔다. 이때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너스의 손’이란 별명도 있다.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만 무려 7조 원이 넘는 등 손 대는 기업마다 구조조정에 실패한다고 붙은 닉네임이다.

깐깐하고 꼿꼿하다 해서 ‘금융 선비’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아무튼 이 '저승사자'는 집권당 잔치에서 부른 '용비어천가'로 인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피곤한’ 새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