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돈쓰기 싫다" 계좌 걸어잠그고 게임 떠나는 유저들 

1일 메이플스토리 인벤 커뮤니티에 따르면 유저들이 '한도 0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확률형 아이템의 `조작 논란'에서 시작된 국내 게이머들의 분노가 결국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출시 18주년을 맞은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그 대상이다.

2일 국내 게임 커뮤니티인 인벤에 따르면 '확률조작'과 관련해 트럭 시위까지 벌였던 '메이플스토리' 유저들 사이에서 '한도 0원 챌린지'가 퍼지고 있다.

'한도 0원 챌린지'는 넥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월 충전 한도 설정 기능을 통해 본인의 계정의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만드는 운동이다. 

한 계정당 월 2회까지만 한도를 변경할 수 있는데, 이 기회를 모두 사용하면 한도를 바꿀 수 없다. 

다시말해 '한도 0원 챌린지'는 통장을 걸어 잠금으로써 더이상 메이플 스토리 게임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 분노하는 게이머

앞서 지난달 18일 넥슨은 테스트서버의 업데이트 내용으로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공지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점을 넥슨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해당 공지를 접한 유저들은 분노했다.

그동안 게이머들 사이에서 '환생의불꽃'이라는 게임아이템의 확률 조작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환생의불꽃은 본인이 장착한 무기에 '무작위' 방법으로 추가 성능을 부여하는 아이템이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특정 성능을 부여받기 위해 아이템을 수십 차례 반복 사용했지만, 이에 성공한 이용자는 거의 없다는 의견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공유됐다.

메이플스토리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 "추가옵션의 허들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옵션의 ‘종류’와 ‘등급’ 모두에 가중치를 두는 방식이 과도하게 복잡하다고 판단, 옵션 ‘등급’의 가중치 기반 확률은 유지하면서 옵션 ‘종류’에 대해선 균등 확률로 수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넥슨은 이 공지를 통해 해당 아이템이 균등한 확률의 '무작위' 아이템이 아닌, 불필요한 성능에 가중치를 부여한 '조작' 아이템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유저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인벤 커뮤니티에 본인의 충전내역을 공개하며 '한도 0원 챌린지에 나섰다.

지난 27일 기준 이번 챌린지에 참여한 메이플스토리 회원수는 596명으로, 이들이 지난 1월~2월에 결제한 금액은 총 15억5571만8970원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엔 한달에 약 1억원 가량을 결제한 유저도 이번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번 통계가 커뮤니티에 결제내용을 공개한 유저들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넥슨이 받을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에서 공지를 통해 유저들에게 다른 게임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일부 게이머들은 '메이플 난민'을 자처하며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공지를 보면 수많은 유저들이 이용게임을 바꾼 것을 알 수 있다.

한 유저는 "메이플스토리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을 때까지 지켜볼 생각이지만 현재로서는 응원할순 없다"고 밝혔다.

출시때부터 메이플스토리를 즐겼다는 또다른 유저는 "이번 논란을 통해 추억도 털어버리게 됐다"며 "챌린지와 트럭 시위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는 분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메이플스토리 측은 지난 1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이 잘못됐다"며 "더 이상의 불안감이나 의구심을 없앨 만한 정보·기록을 공개하는 방안을 늦어도 오는 5일까지 준비해 안내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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