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추격 우려되는데...중국 공격·자율주행차 조사까지 '엎친데 덮친격'
업계 "테슬라 종말 우려...악재 딛고 배터리 등 차별화된 기술 확보해야"

지난 2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이 제기한 '보안 문제'를 직접 부인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전기차 강자 테슬라가 중국으로부터 '보안 문제'를 지적받으며 총체적 난국에 이르렀다.

이미 테슬라는 경쟁사들이 잇따라 전기차 양산에 뛰어들며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테슬라 차량의 추돌사고가 알려지면서 자사가 주력해온 자율주행 기술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제기한 보안 문제를 딛고 안전성이 담보된 확실한 '한방'을 만들어야만 테슬라가 업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中 "테슬라가 간첩활동"...전기차 왕좌 흔든 '보안' 문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군과 국영회사 임직원들에게 테슬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테슬라가 전기차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간첩활동에 쓰는 등 국가안보에 위험이 되는 행위를 지속해왔다는 주장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한 것과 같은 이유다. WSJ 등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과 같은 '보안 논쟁'으로 양국의 갈등을 더 키우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중국의 주장은 온라인상에서 중국군 모 부대가 군 주택단지 등에서 '군사기밀 유출 및 안보 위협'을 이유로 테슬라 차량의 주차를 금지했다는 통지문이 확산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온라인 대담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서 스파이 차량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사실이라면 폐업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번 논란으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내 테슬라 수요가 줄어들면 이는 곧 대규모 수익이 없어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 44만대 가운데 중국 비중은 25%였다.

테슬라 차량의 진입과 주차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중국군 부대 주거단지 통지문 전문. [사진=중국 온라인 캡처/연합뉴스]

◇ 글로벌 기업 전기차 양산 뛰어드는데...'자율주행' 기술에도 의문점

이미 테슬라는 이러한 악재가 터지기 전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었다.

내연기관에 주력했던 글로벌 자동차 강자들이 잇따라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사실상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2030년까지 유럽 내 자동차 판매의 7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선언했고, 2025년까지는 테슬라를 전기차 시장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실제 폭스바겐의 기세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작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38만대로 테슬라에 못 미쳤지만, 예년 대비 증가율은 211%로 급증했다.

이밖에 GM, 르노닛산,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5위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는 최근 미국 교통당국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으며 자사가 주력해온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차량이 낸 23건의 충돌사고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킨 테슬라 차량이 미시간주에서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이 화물차 밑으로 끼어들어가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취해진 조치다.

테슬라 측은 오랜기간 동안 자사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차별화된 레벨"이라고 자신해왔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자율주행 옵션인 오토파일럿과 FSD(완전자율주행) 등을 활성화할 때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대를 잡는 등 제어가 필요하다고 공지하고 있다.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내부 모습.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입지를 공고히하기 위해 먼저 중국이 제기한 보안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 머스크는 그가 십자포화에 휘말렸음을 알게 됐다"며 테슬라의 가장 시급한 숙제는 미중갈등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차의 심장격인 배터리 성능과 자율주행 기능 등 미래기술 격차를 벌려야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3~4년 내에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밝힌 후 현재 독일 공장에서 인재를 확대하며 관련 경쟁력을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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