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비자층 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1020 이용자 많은 지그재그 가치 높게 평가

[사진=크로키닷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카카오가 국내 여성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zigzag)를 인수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났다는 소식이 나온 지 약 일주일 만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최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식은 카카오가 자회사를 신설한 후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크로키닷컴은 인수 후에도 독립적인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카카오와 지그재그 측은 인수 건을 거의 마무리한 뒤 최종 계약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과정에서 지그재그의 기업 가치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그재그는 개인 취향에 맞춤 상품을 추천해 주는 AI(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으로 10대와 20대 여성 이용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플랫폼이다.

또한 지난 2016년 2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5년 사이 3배 넘게 껑충 뛰며 지난해 7500억원을 찍었다. '업계 최고 플랫폼'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유다.

때문에 카카오가 왜 이베이코리아 대신 지그재그를 선택하게 됐는지 그 속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전자상거래 사업을 '젊은 층'에 집중해 확장하고자 하는 카카오와 젊은 이용자를 확보한 지그재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지그재그의 주 고객층은 유행하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길 원하는 10대~20대다. 월 이용자 수만 해도 약 300만 명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지그재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지금까지 주력해왔던 '선물하기' 사업을 살펴보면 '어른 선물', '쓸모없는 선물' 등 20대와 30대 등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그재그는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집중한 전략을 꾀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주로 공산품을 더 빠르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잡화점의 색채가 강하다. 반면 지그재그는 이용자가 자신의 신체 사이즈와 나이 등을 입력해 취향에 걸맞은 상품을 골라 볼 수 있다.

개성 있는 브랜드와 서비스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 하는 카카오에게 더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단순 검색을 하면 제품이 나열되는 형식보다 특정한 주제(테마) 아래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카카오톡 갈무리]

또한 패션 사업을 직접 육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선택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패션업은 주요 이커머스 거래액에서 1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유행에 민감하고 입점 계약을 따내는 것이 쉽지 않은 업종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의 통합몰 SSG닷컴이 패션 역량 강화를 위해 유명 패션 플랫폼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도 지난해 9월 패션업체 '브랜디'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협력관계를 맺었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자상거래 역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 화면 아래 '샵(#)'을 추가해 추천형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일반 상품명 검색과 나열 형식을 택한 일반 오픈마켓과 달리 특정 주제 아래 살 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등 소비자 전력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