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예비입찰 시작...인수 성공 시 전기차 성능 좌우할 '공조 시스템' 기술 확보
7~8조원 수준의 몸값 변수...과감한 사업재편 행보 보인 구광모 회장 결단에 주목

LG그룹이 미래 산업을 확대하면서 한온시스템 인수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뉴스퀘스트 편집]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그룹이 자동차 부품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온시스템 인수 대열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22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LG·SK·한라그룹 등 10여 곳의 치열한 눈치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에게 있어 한온시스템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업이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열관리시스템(공조) 전문 제조업체로 글로벌 업계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일본 도요타그룹의 계열사 덴소다.

특히 친환경 냉매를 활용한 히트펌프 모듈 및 전동 컴프레서 부문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현대차 대부분의 차량과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제네시스 차량에 에어컨과 같은 공조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도 고객군으로 확보했다.

때문에 LG그룹이 한온시스템을 품는다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전자장비(이하 전장)에 이어 공조 산업까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공조 시스템은 전기차 시장에서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별도의 엔진 없이 냉매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을 하고,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또한 전장부품의 과도한 발열을 막아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미 LG그룹은 배터리와 전장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지난 1~4월 기준 점유율 21.5%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를 기록한 중국 CATL의 점유율의 대다수가 내수용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경쟁력은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

전장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7월 1일에는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엘지마그나)을 출범시키며 관련 사업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외 그룹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에 힘입어 전기차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용디스플레이, 차량 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 회사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한온시스템이 제조하는 공조시스템은 발열 등 전기자동차의 취약점을 해결해줄 열쇠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한온시스템 홍보영상 갈무리]

때문에 취임 이래 스마트폰 등 부진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구광모 회장이 인수전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7~8조원에 달하는 한온시스템의 부담스러운 몸값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21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9조7685억원을 기록했다. 매각 예정인 지분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0%와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19.49% 등 70%다.

현재 컨소시엄 구상에 나선 LG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기준 6조3000억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빠른 목표 설정과 의사 결정을 꾀하고 있다"라며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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