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다 부의장 "물가상승률 2% 크게 초과하며 내년 말 금리인상 조건 충족"
하반기 테이퍼링 계획 발표 가능성 거론...근원 PCE 3% 초과 여부에도 촉각

리처드 클래리다 미 연준 부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맞이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넘버 2'가 2023년 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4일(현지시간)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제기하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장기목표인 2%를 크게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금리인상은) 물론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기대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는 한 2023년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은 우리의 새 평균 물가상승 목표제에 완벽히 부합한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필요조건이 충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클래리다 부의장이 강조한 것은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다.

평균물가목표제는 장기 평균 2%의 물가상승률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8월 도입된 제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부터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있다.

연준은 해당 제도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도 이를 일정 기간 용인할 것이라며 경제 정책의 '융통성'을 강조해왔다. 일시적인 물가상승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현재 물가상승의 폭과 지속 기간이 연준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준 고위인사의 입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거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클래리다 부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결정이 내려지기 전 대중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올 하반기 테이퍼링 계획을 수립해 공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외신은 이번 발언으로 테이퍼링 논의가 더 과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연준은 매달 1200억달러 규모로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같은 날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별 자산매입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캐플란 총재는 지난 6월 한 금융포럼에서 테이퍼링 조치가 늦어지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6월 전년 동월보다 3.5% 상승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음식까지 포함해 산출한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0%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월(4.1%)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이와 관련해 "근원 PCE가 3%나 그 이상이 된다면 '완만한 오버슈팅'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라며 우려했다. 근원 PCE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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