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매체, 애플카 실무진 방한설 제기...미중경쟁 속 中 CATL 협력 가능성 낮아져
국내기업은 美공장 운영으로 역량 입증...LG, 전장사업 시너지로 애플 잡을지 주목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최근 애플이 숱한 추측을 낳았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가칭)의 부품 협력사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에 자동차업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관심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LG와 SK로 쏠리고 있다. 애플이 미중 패권경쟁 속 중국 기업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이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10일 대만 경제지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애플의 자동차사업 실무진은 애플카 공급망에 합류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매체는 실무진이 LG그룹과 SK그룹의 관계자를 만나 애플카 사업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LG와 SK는 확인된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해당 보도의 내용은 '협상설'에 그치지만, 업계는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만남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점치는 분위기다.

전기차에게 있어 배터리는 심장과 같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2위(26.5%)를, SK이노베이션은 6위(4.9%)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중국 CATL이 애플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바이든 정부가 미래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며 협력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반면 LG와 SK는 애플의 본거지인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완성차 기업과 협력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동화 흐름에 따라 증설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특히 LG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자장비로 체질을 개선한 LG전자를 운영하고 있어, 전기차 사업에 시너지 효과가 큰 유력 협력사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사업에 시동을 걸기 위해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시켰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북미 공장 증설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외신들은 LG마그나가 애플과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급망에서 계약 제조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애플이 마그나와 같은 위탁기업에게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애플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9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 사업을 위해 한국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사전 미팅을 가졌다"라며 "특히 마그나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 초기 단계에 접근한 회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마그나인터내셔널의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은 지난 7월 공식 출범을 알리며 전기차 모터와 차량 탑재형 충전기 등을 생산·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LG]

한편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해 케빈 린치 애플 기술부문 부사장을 애플카 개발 부서로 이동시켰다.

케빈 린치 부사장은 애플워치 사업을 이끈 주축으로 세계개발자회의(WWDC) 등 애플의 제품발표 행사에 항상 얼굴을 비춘 핵심 임원이다.

애플은 2024년까지 애플카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4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기술로 애플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봐 달라"라고 말하며 미래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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