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 분해한 열분해유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
열분해 기술 확보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협력 더욱 강화할 것"

SK지오센트릭과 SK 울산CLX 구성원들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싣고 온 탱크 트럭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지오센트릭]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사용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열분해유는 품질이 낮아 주로 난방·발전용으로 쓰였으나 SK지오센트릭은 후처리 기술을 적용,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활용을 통해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30일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들어진 열분해유를 이달 말부터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열분해유를 SK에너지의 정유 공정과 SK지오센트릭의 석유화학 공정 등을 거쳐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사용된 열분해유는 염소(CI) 등 불순물 때문에 공정 투입 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거나 설비를 부식시키는 단점이 있어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SK지오센트릭은 전통 화학사업의 역량을 활용해 열분해유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을 개발, 열분해유를 친환경 원료유로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최초 도입한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과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이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중소 열분해 업체 제주클린에너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생산에 성공했다.

유재영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총괄은 "그동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열분해유는 친환경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문제로 공정 투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정유·화학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해 실제 공정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31일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국내외 언론 대상 '브랜드 뉴 데이' 행사를 열고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소개했다. SK지오센트릭은 2027년까지 글로벌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250만톤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SK지오센트릭]

이로써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그린기업 전환 목표에 의미 있는 첫걸음을 떼게 됐다.

앞서 회사는 10년 만에 'SK종합화학'이라는 사명을 떼어내고 SK그룹의 경영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인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온라인 행사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외 사업에 약 5조원을 투자하고, 국내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9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를 위한 자체 핵심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현재 글로벌 기술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초에는 미국의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울산에 대형 열분해 공장 및 도시유전을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이 열분해유 공장은 오는 2024년 상업 가동될 예정이며, 연간 2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지오센트릭은 최근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SK 자체 공장 열분해유 투입을 통한 공정 원료화 실증 목적의 규제 특례를 신청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해당 사업의 온실가스·토양오염 저감 효과를 인정해 이달 중순 최종 승인을 결정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울산CLX 열분해유 최초 도입은 플라스틱 자원 순환 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 등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 산물"이라며 "탄소사업에서 그린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업계,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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