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물가상승률 6.6%...미국·영국·독일 등 주요국 고른 증가세
공급망 병목 여파로 주요 상품 가격 상승...각국 금리인상 움직임 시작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식료품점을 찾은 고객의 모습 [EPA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하다.

3일(현지시간) OECD는 회원국의 지난해 12월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이 6.6%로 집계돼, 1991년 7월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발표했다.

특히 해당 기간 터키의 물가상승률은 36.1%까지 치솟으며 전체 회원국의 평균을 높였다. 터키를 제외할 경우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은 5.6%로 전월보다 0.3%포인트(p) 높아졌다.

주요 7개국(G7)의 물가상승률도 모두 전월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7.0%), 영국(4.8%), 이탈리아(3.9%), 일본(0.8%) 등은 0.2%p씩 올랐고, 독일(5.3%)과 캐나다(4.8%)는 0.1%p씩 높아졌다. 프랑스는 2.8%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외 주요 20개국(G20)의 12월 평균 물가 상승률은 6.1%로 전월(5.9%)보다 0.2%p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5.9%)과 인도(5.6%), 인도네시아(1.9%), 사우디아라비아(1.2%) 등은 전월보다 각각 1.2%씩 올랐다. 한국은 3.7%로 전월(3.8%)보다 소폭 감소했다.

2021년 전체로 따지면 OECD 회원국의 연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1.4%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이 또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식품과 에너지 등 주요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세계 물가 또한 가파른 상승세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세계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8% 올랐고, 에너지 가격은 25.6% 증가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병목 현상이 빚어진 데다가 이상 기후 등 악재가 겹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이나주 항구에 쌓인 수출용 컨테이너들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이러한 흐름 속 각국 중앙은행들은 하나둘씩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의 매파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동안 금리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표해왔지만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서 안정화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월 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로부터 세계 경제가 반등하고 있지만 막대한 재정과 통화 부양책, 노동력과 자재 부족 등의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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