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 본사 점거 5일째..."이번주부터 끝장 투쟁"
CJ대한통운노조 "본사 불법침입 과정서 30여명 폭행당해"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농성 중인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향후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농성 중인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향후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CJ대한통운 본사를 5일째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대화에 응하기 전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을 비롯해 CJ대한통운노동조합(CJ대한통운 노조) 측도 택배노조의 집단 폭행과 불법 점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노-사 뿐만 아니라 노-노 간의 갈등까지 격화되고 있다.

14일 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모두 서울에 모여 도심집회 등을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21일에는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택배의 쟁의권 보유 조합원들이 경고 파업을 실시한 뒤 전국택배노조원 7000명이 상경해 택배 노동자 대회를 열 계획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이 21일 이후에도 계속 대화를 거부할 경우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부당한 돈벌이를 막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조합원이 머리띠를 한 채 앉아 있다. 앞서 택배노조는 10일 오전 11시 30분께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조합원이 머리띠를 한 채 앉아 있다. 앞서 택배노조는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앞서 택배노조 200여명은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CJ대한통운 본사는 법치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기 힘든 수준의 폭력과 불법이 자행되는 현장으로 전략했다"고 비판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점거 과정에서 출입문이 깨지고 이를 저지하려는 CJ대한통운 측 보안직원 등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일부 점거자들은 마스크를 벗거나, 코스크(코에만 마스크를 쓴 모습)를 한 상태에서 집단적으로 윷놀이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CJ대한통운은 "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과 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다시한번 정부에 요청한다"며 "폭력과 불법은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불법을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노사 간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CJ대한통운 노조 측도 택배노조의 불법 농성에 대해 비판에 나서면서 노-노 간의 갈등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CJ대한통운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10일 택배노조 200여명이 CJ대한통운 본사에 불법 침입해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CJ대한통운 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30여명이 집단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노조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조합원에 대한 폭행은 있을 수 없다"며 "CJ대한통운 노조는 택배노조에 엄중히 경고한다. 이 시간 이후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노조와의 갈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포 대리점주의 유족도 CJ대한통운에 입장문을 보내 택배노조의 불법 점거 사태에 대해 규탄했다.

유족 측은 "택배노조의 불법점거와 폭력행위를 보며 국가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법 위의 존재인 듯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너희를 지켜 줄 것이라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하라"며 "정부에게는 택배노조의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기 마시고 즉시 엄단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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