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불안·중국 도시봉쇄 장기화·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 직격탄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및 정부 추경 예산 등 감안할 때 일부 회복 가능성도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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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6.4(2015년=100)로 전월보다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지난달 119.7(2015년=100)도 전월보다 0.2% 줄었다.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7.5% 줄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은 지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및 미국의 잇단 금리인상 조치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되면서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거, 62조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풀리는 것을 감안한다는 조만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은 지난 3월(1.6%) 반등에 성공했으 4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3.5%)와 식료품(-5.4%) 등의 제조업 생산 감소(-3.1%)의 영향으로 3.3% 줄며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공행정(-4.3%) 생산도 줄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음식점·주점업 등 숙박·음식점업(11.5%)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용 등 수요가 늘며 협회·수리·개인 생산도 8.7% 늘었고, 건설업 생산도 1.4%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지수의 경우 올해 1월 2.0% 감소한 뒤 2월에는 보합을 나타냈으나 지난 3월(-0.7%)과 4월(-0.2%)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청은 최근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해 가정 내 소비 수요가 외식 등 외부 소비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서비스 소비 자체는 전월보다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비투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반도체 장비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지연되면서 전월보다 7.5% 줄어 들었다. 설비투자 감소는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p) 내린 102.1을 기록했고,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p) 하락해 99.3을 나타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로 전환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지표도 다소 부진했다"며 "전체적으로 경기 회복과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 대외 불안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방역 조치 해제와 추가경정예산 집행, 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 상방 요인도 있는 만큼 향후 경기 흐름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이 조금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아직은 괜찮고, 얼마 전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 상방 요인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경기 흐름 불확실성은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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