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승진 가능할까...회장직 올라도 큰 변화 없을 것이란 관측
현장 행보 가속화...이건희 회장 2주기에 새 메시지 나올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2022년 한 해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있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재계 안팎에서 나오는 다양한 가설과 추측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 한 해가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남짓. 새해가 밝기 전 이 부회장이 어떤 연말을 보내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회장 취임 여부다.

그동안 재계는 삼성그룹이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이한 만큼 이 부회장의 타이틀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왔다. 경영 기조인 새로운 삼성(뉴삼성)을 이뤄내기 위해 '승진'이라는 상징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부회장에 오른 뒤 10년째 같은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회장님' 이라고 불리지 않는 총수이기도 하다.

최근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멕시코와 파나마로 출장을 떠난 것이 사실상 회장 취임에 앞서 경영 전반을 살피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최근에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찾아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도 표했다.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더라도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동일인으로 이 부회장을 지정해 지금까지 총수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타이틀을 바꾸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은데, 결국 이 부회장의 결정에 달린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최근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을 묻는 질문에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를 찾아 대한민국 대표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퀘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를 찾아 대한민국 대표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퀘스트]

남은 4분기 어떤 현장 행보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를 찾아 젊은 기술 인재들을 격려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잘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지난 2개월간 삼성전자·엔지니어링·SDS·바이오로직스 등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만나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올 8월 삼성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는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와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송도캠퍼스를 찾아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거두겠다는 뚝심을 밝힌 바 있다.

연말에 단행되는 임원인사에서 뉴삼성에 대한 새 밑그림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2022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반도체(DS)·소비자가전(CE)·모바일(IM) 등 주요 사업의 대표이사와 부문장을 교체했고, CE와 IM 사업부의 경우 한 개의 세트 사업으로 통합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뉴삼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있었다. 인사가 나오기 전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마친 소감에 "냉혹한 현실을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기(10월 25일)를 앞두고 있다.

1주기처럼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 행사 없이 간소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과 사장단 일부만 당일 경기도 수원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이날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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