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번 주 발표 예상과 달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말 전 결론 낼 것”
주주 반응 “임기 기간 워낙 짧고, 우리금융그룹 성장케 한 공로 있어”

9일 김주현 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제재안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9일 김주현 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제재안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금융당국의 ‘DLF’와 관련한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에 대한 최종 징계 결과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이번 주 내로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이 “연말 전까지”라고 확답을 미뤘기 때문이다.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기자들과 만나 “9명이 모여 토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정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손태승 회장의 기나긴 법적 다툼은 2020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고객에서 불완전판매를 통해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손태승 회장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DLF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를 뜻하는 말로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관련 상품 내용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손태승 회장은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은 모두 손태승 회장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던 와중에 있었던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은 2대 주주인 국민연국과 일부 외국계 주주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으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찬성 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그룹의 완전 민영화를 이끌어 냈고, 수익성을 개선한 측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건에 대한 최종 결론 발표가 임박하면서 손태승 회장의 거취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쏠렸으나, 김주현 위원장의 발언대로라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 결과에 따라 손태승 회장의 연임 여부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문책 경고 이상을 받게 되면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한편, 이번 손 회장에 대한 제재안 결정에 대해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지난 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박홍배 위원장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낙하산 인사 금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금융그룹 임원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금융노조가 회장 거취에 대해 지지를 하는 사례는 거의 찾기 힘들다.

금융노조는 “국민의 삶이 위협받고 기업이 생존의 기로에서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한 금융당국의 부실 대응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질타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현 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듯 하다”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기는커녕 잿밥에만 눈이 멀어 민간금융회사에 자기사람 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노조는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모피아 출신’ 또는 ‘친정권 정치권 인사’가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금융노조는 “특히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는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은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경제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권력자의 측근이나 현장경험 하나 없는 모피아 출신을 금융권 낙하산으로 보내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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