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 밟은 예정
5대 은행 중에는 NH농협·신한·하나은행장 임기 만료 임박
‘연임 도전’ 이야기 새어 나오고 있지만, 성공 여부 장담 못해

회장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NH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나다 순)의 차기 회장이 누가될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회장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NH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나다 순)의 차기 회장이 누가될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이달 초 자녀 특혜 의혹을 받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잔여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가운데 임기 만료에 가까워진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 인사는 ‘경영성과’를 위주로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현 정권 들어 조금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회장과 은행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거의 임박한 곳들이 꽤 많아 기존 인물들이 한 번 더 업무를 수행할지, 아니면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장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금융지주사는 NH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나다 순)다. 

먼저 손병환 NH금융지주 회장은 2021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다음 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손병환 NH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
손병환 NH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

과거 NH금융지주 회장들은 2년 임기가 지난 후 1년이 추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병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NH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 971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약 8.1%(147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실적을 봤을 때 손병환 회장의 경영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연임 성공 여부에는 변수가 있다. 바로 정치권이다.

특수은행을 갖고 있는 NH금융지주는 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현 정부의 입김이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세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손병환 회장은 NH금융지주 내부 출신이다. 이에 차기 회장 선임에서 현 정부와 더 코드가 맞는 관료 출신 인물이 올 수 있다는 게 금융권 내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병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다들 높게 보고 있지만, 회장 인사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3월까지 잔여 임기를 앞두고 있어 연임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신한금융그룹은 회장후보추천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은행을 ‘리딩뱅크’로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우수한 성과 창출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조 594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이익(분기 기준)을 세웠다.

다만,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었는데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이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운 상태다.

강력한 주가부양 정책을 밝혀온 조용병 회장은 주주들로부터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취임 후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도 해소했고, 그동안 쌓아온 성과도 높기 때문에 조용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조용병 회장과 거의 비슷한 시기(2023년 3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우리금융그룹의 완전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열정적인 활동을 펼쳐온 손태승 회장은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향상된 이익 창출력과 안정적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 6617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1.1% 오른 성과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소송에서 연달아 승소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여왔으나, 최근 금융위원회가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문책경고 상당의 조치를 원안대로 의결한 점이 걸림돌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금융권 내에서 ‘낙하산 인사’를 하기 위한 현 정권의 무리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추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 관련 특혜 의혹이 제기된 후 중도 사퇴한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금융감독원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금융권에서 각종 혐의가 불거질 때마다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김지완 회장은 △부당 내부거래 △채권 몰아주기 △폐쇄적인 지배구조 문제 등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사 과정 자체가 문제를 밝혀내기 위한 것임에도 낙하산 인사를 하기 위한 조치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당국이 민간금융회사에 자기사람 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김지완 회장 사임 전 이사회를 통해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포함시킬 수 있도록 경영승계규정을 개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두고 이미 언론은 현 여당과 코드가 맞는 모피아나 정치권 인사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 역시 모피아 출신 또는 친정권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4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4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각각 2023년 11월, 2025년 3월까지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는 아직 잔여 임기가 꽤 남은 편이다.

은행장 중에는 권준학 NH농협 은행장(2021년 1월~2022년 12월),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2018년 12월~2022년 12월), 박성호 하나은행 은행장(2021년 3월~2023년 3월)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2022년 1월~2023년 12월)과 이원덕 우리은행 은행장(2022년 3월~2024년 3월)의 경우 이제 막 임기 절반 가량을 수행한 셈이다.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자회사 중 은행이 책임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각 은행장들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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