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MS·ASML CEO 방한...사업 파트너십 강화 기회로
'사우디 실세' 빈 살만도 한국행...승지원 회동 재연될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1월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했다. 당시 이 회장은 반도체·모바일과 같은 주요 산업을 비롯해, 가상현실·증강현실·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글로벌 거물급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선에 관심이 쏠린다.

방한이 예정된 인물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SML 최고경영자가 포함돼 있다.이 회장은 평소 이들과 친분을 쌓아왔는데, 이번에 대면 만남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만남도 주목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3년 전 그룹 총수들과 만나 환담했는데, 이번에도 깜짝 회동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5일 한국을 찾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MS 개발자 행사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에 참석한다. 2018년 이후 4년 만의 방한으로, 클라우드 전략을 주제로 기조 연설에 나선다.

이 회장과 나델라 CEO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만나며 친분을 쌓아왔다.

2018년 방한 당시 두 사람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인공지능(AI) 등 성장사업에 대한 두 회사의 전략을 논의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반도체·모바일·가상현실 등 주요 기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나델라 CEO는 검색·포털 사이트 '빙'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인물로, 빌 게이츠 창업자에 이어 MS의 '제2의 도약'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입사 22년 만인 2014년 CEO 자리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왼쪽)와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와 회동했다. 당시 이 회장은 미래 반도체 기술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왼쪽)와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와 회동했다. 당시 이 회장은 미래 반도체 기술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CEO와 회동할지도 관심사다.

베닝크 CEO는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ASML은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뛰어든 반도체 미세 경쟁에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꼭 필요하지만, 수요 대비 생산 및 공급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장비는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길 수 있어,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장비 한 대 가격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 회장은 장비 공급 등 사업 협력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올 6월 네달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베닝크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보호복을 입고 직접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베닝크 CEO를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했다. 이 회장은 2020년에도 ASML 본사를 방문했다.

핵심 기업 관계자 뿐만 아니라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지도 주목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달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 정상회의를 마치고 17일 방한할 전망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불리는 인물이다. 추정 재산은 2조달러(2600조원 이상)인데, 부자의 대명사인 아랍 왕자 만수르보다 10배 이상 많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에 재계가 들썩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방한했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들과 깜짝 회동해 티타임을 가진 적이 있다. 사진 오른쪽은 3년 전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위)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 인스타그램] [편집=뉴스퀘스트]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에 재계가 들썩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방한했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들과 깜짝 회동해 티타임을 가진 적이 있다. 사진 오른쪽은 3년 전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위)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 인스타그램] [편집=뉴스퀘스트]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9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을 만나 티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현재 빈 살만 왕세자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 방한 일정을 소화하며 수주 기업을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 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총수들도 함께하는 재계 차원의 만남이 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승지원 회동이 재연되는 셈이다.

한편 이 회장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뤼터 총리는 17일 방한한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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