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점포 통폐합 국면에 고령층 특화 점포 개점... 배움터도 개소
KB는 이색점포로 ‘눈길’... 신한·카카오, 고령층 금융 안전성 제고에 박차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고령층을 위한 점포, 서비스 등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에서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고령층을 위한 점포, 서비스 등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에서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고령층 금융소비자를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업점 통폐합 국면에 고령층을 위한 특화 점포를 개점하거나, 어르신을 위한 이색점포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은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을 개점했다.

시니어플러스영업점(효심 영업점)이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및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신설한 우리은행의 시니어 특화점포다.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이 위치한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일대는 은행 점포들이 폐쇄된 지역으로 고령층 고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에는 일반영업점보다 안락한 대기석, 낮은 카운터와 큰 글씨 메뉴, 쉬운 용어가 적용된 시니어 전용 ATM기가 배치돼있다.

이곳에선 또한 어르신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일례로 디지털 금융 앱(APP) 교육, 어르신들이 취약한 금융사기 관련 예방교육, 시니어 대상 금융상품 안내 등의 재테크 교육이 계획돼 있다.

우리은행 측은 내년에도 효심 영업점의 추가 운영을 계획 중에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영업과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보기 드문 '고령층만을 위한 점포'이기 때문이다.

같은날 우리은행은 노인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한 역촌노인복지관에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1호점도 개소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조성한 노년층 복합 디지털·IT 교육공간으로,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다.

해당 공간에 방문하는 어르신은 ▲태블릿 PC, 전자칠판,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과 ▲반려 로봇, VR 기기, 스마트테이블 등의 최신 디지털기기 및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등 은행 업무의 빠른 비대면화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상대적으로 대면 영업에 친숙한 어르신들이 금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고령층 특화 점포를 열고, 인터넷뱅킹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피싱, 스미싱사고에 노출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이 있어 금융보안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층을 위한 이색 점포도 눈길을 끈다. KB국민은행은 대형 밴을 통해 운영되는 이동점포 ‘KB 시니어 라운지’를 선보인 바 있다.

KB 시니어 라운지는 매주 서울시 내에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 중랑구, 은평구, 노원구, 강동구, 강서구 복지관을 방문하고 있다.

고령층 소비자가 자주 방문하는 복지관에서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서비스다.

국민은행 측은 KB 시니어 라운지를 통해 ▲소액 현금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고령층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사진은 효심 영업점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 내부 [사진=우리은행]
사진은 효심 영업점 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 내부 [사진=우리은행]

은행권은 고령층을 위한 금융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뿐만 아니라, 안전성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노력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고령층 사용자가 많은 영업점 ATM에 은행권 최초로 ‘AI 이상행동탐지 기술’을 도입한 바 있다.

AI 이상행동탐지 기술은 ATM 거래 중 휴대폰 통화나 선글라스 및 모자를 착용하는 이상행동을 보일 경우 이를 거래 전 고객에게 주의 문구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AI 이상행동탐지 기술을 통해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고가 접수된 계좌 수와 사고 접수 건수가 각각 67%, 38%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는 신한은행이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자 금융권 최초로 ATM에 큰 글씨와 쉬운 금융 용어, 느린 음성 안내를 도입한 서비스다. 현재 신한은행의 전국 영업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최근 만 50세 이상 시니어 고객에게 금융안심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출시한 금융안심보험은 만 50세 이상 고객 19만명에게 비대면 금융피해 발생시 회당 500만원까지 횟수 제한 없이 6개월간 보장하는 상품이다.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뒀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의 고령층 포용 금융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어르신들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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