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김익래 회장, 결국 라덕연 대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가수 임창정을 비롯해 프로골퍼, 기업 회장, 의사 등 다양한 직종 엮여
검찰·금융당국 수사, 통정거래 여부 및 실제 차익 수취자 확인에 쟁점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2일 키움증권과 그룹사 오너 김익래다우키움그룹회장은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자신들을 지목한 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2일 키움증권과 그룹사 오너 김익래다우키움그룹회장은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자신들을 지목한 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증권가를 강타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 소재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던 라덕연 대표가 “주가조작에 관여한 바 없고, 실제 이득을 본 사람이 범인”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면서 결국 소송전까지 벌어지게 됐다.

라 대표가 의혹을 제기한 인물은 김익래 다움키움그룹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20일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주당 4만 3245원에 처분해 약 605억을 확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과 그룹사 오너 김익래(73) 다우키움그룹회장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의 배후로 자신들을 지목한 H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42)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고 2일 밝혔다.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고소 이유에 대해 “라덕연 대표가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이 고소인들에게 있다는 취지로 허위 및 악의적 발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는 게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 주장이다. 

특히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소인 라덕연 대표도 어떠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모종의 세력과 연계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위 주식의 가격을 폭락시켰다는 것은 그룹 총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꼬집었다.

키움증권은 “해당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라덕연 발언은 실시간으로 자동실행되는 CFD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명예훼손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합동수사반을 꾸린 검찰과 금융당국은 세력 내부자들끼리 사고팔며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폭락한 종목들의 대주주나 공매도 세력이 관여해 시세차익을 챙겼는지 여부도 수사 쟁점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한 인물들이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라덕연 대표가 운영하는 투자자문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라덕연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덕연 대표의 투자자 모집 창구 역할을 하면서 수수료 명목의 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가수 임창정·박혜경 씨를 비롯해 의사, 기업 회장 등 라덕연 대표와 친분 관계가 있는 인물들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합동수사팀은 해당 투자자문업체에 본인 명의 휴대전화·증권계좌를 넘긴 인물들이 주가조작 관련 혐의와 연관이 없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이들 투자자 대부분이 본인들 역시 주가 폭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사실 관계 파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몇몇 사례를 보면 제약회사 휴온스 그룹 윤성태 회장은 “라 대표를 만나 밥 한 번 먹은게 전부”라며 “주변 추천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한 건 맞지만 몇 달 만에 회수했고, 수익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는 리조트 업체 아난티 그룹 이중명 전 회장의 경우 이만규 아난티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선을 그었다.

이만규 대표는 “아난티는 이번 이중명 전 회장과 관련된 보도 내용과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이 전 회장은 2015년 사내이사 사임 후 아난티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합동수사팀은 SG증권발 주가 폭락과 연관된 인물들이 대규모 불법 통정거래에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200여대의 분석에 들어갔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세력의 개입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주가 폭락이 일어난난 종목의 기업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위고하(地位高下), 재산의 유무,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라며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한 대응은 시장 확대를 위한 신뢰성 확보에 기본적인 요소”라고 단언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주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종목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약 8조원이 사라지면서 불거졌다.

해당 종목의 대량 매물이 나온 SG증권은 최근 홍보대행사를 통해 “이번 주식 폭락 사태와 관련해 SG증권 창구를 통한 주식 매도는 고객으로부터 위탁 받은 매매 주문을 실행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G증권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SG증권 사무실이 규제당국의 현장 조사를 받은 바도 없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데 따른 모든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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